2026.05.12 (화)

  • 맑음동두천 19.4℃
  • 맑음강릉 21.1℃
  • 맑음서울 20.4℃
  • 구름많음대전 17.6℃
  • 맑음대구 17.9℃
  • 맑음울산 16.9℃
  • 맑음광주 17.6℃
  • 맑음부산 16.2℃
  • 맑음고창 16.0℃
  • 맑음제주 18.6℃
  • 맑음강화 17.9℃
  • 구름많음보은 16.4℃
  • 맑음금산 16.3℃
  • 맑음강진군 16.9℃
  • 구름많음경주시 18.0℃
  • 구름많음거제 16.6℃
기상청 제공

축구

멕시코 아기레 감독, 월드컵 한 달 앞두고 대표팀 조기 소집...불참 선수 월드컵 제외

치바스·톨루카 등 리가 MX 구단과 정면충돌

 

 

TSN KOREA 김민제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멕시코 축구가 대표팀 조기 소집 문제로 흔들리고 있다.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축구대표팀 감독은 자국 개최 월드컵을 앞두고 국내파 중심의 특별 훈련 캠프를 소집했다.

 

그러나 이 결정이 리가 MX 클라우수라 플레이오프와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 챔피언스컵 일정과 겹치면서 구단과 대표팀 사이의 갈등으로 번졌다.

 

멕시코축구연맹은 4월 말 대표팀 캠프 소집 방침을 발표했고, 5월 6일 시작되는 캠프에 응하지 않는 선수는 2026 월드컵 최종 명단 고려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세웠다. 아기레 감독은 월드컵 개막전이 열리는 6월 11일을 앞두고 대표팀 조직력을 최대한 빨리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멕시코는 이번 대회에서 미국, 캐나다와 함께 공동 개최국이다. 안방 월드컵이라는 상징성이 큰 만큼 대표팀 준비 기간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의도는 분명하다. 멕시코는 5월 22일 가나, 5월 30일 호주, 6월 4일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치른 뒤 6월 11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월드컵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문제는 소집 시점이다. 리가 MX 클라우수라 플레이오프는 5월 9일과 10일 8강 2차전을 앞두고 있고, 결승 2차전은 5월 24일로 예정돼 있다. 북중미 챔피언스컵 역시 준결승 2차전이 5월 5일과 6일 진행되고, 결승은 5월 30일 열린다. 대표팀 소집이 구단의 시즌 막판 승부처와 정면으로 겹친 구조다.

 

갈등의 중심에는 치바스가 있다. 치바스는 라울 랑헬, 루이스 로모, 브리안 구티에레스, 로베르토 알바라도, 아르만도 곤살레스 등 5명이 대표팀 캠프에 차출됐다. 치바스는 티그레스와의 리가 MX 8강 1차전에서 1-3으로 패했고, 핵심 선수 이탈이 경기력에 영향을 줬다는 불만이 커졌다.

 

아마우리 베르가라 치바스 회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합의는 모든 당사자가 존중할 때만 유효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구단 선수들이 클럽 훈련장으로 복귀하도록 지시했다고 공개하며 멕시코축구연맹의 강경 방침에 맞섰다.

 

그러나 치바스는 이후 성명을 내고 선수들의 월드컵 출전 의지를 존중하며 대표팀 소집을 막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톨루카도 논란의 또 다른 축이다. 멕시코축구연맹은 당초 톨루카 소속 헤수스 가야르도와 알렉시스 베가에게 예외를 둬 LAFC와의 북중미 챔피언스컵 준결승 일정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다른 구단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 예외 조치도 철회된 것으로 보도됐다.

 

멕시코축구연맹은 5월 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아기레 감독이 소집한 리가 MX 선수 20명은 멕시코시티 고성능센터에 보고해야 한다”며 “당일 캠프에 합류하지 않는 선수는 월드컵 명단에서 제외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대표팀 권한을 앞세운 강경 대응이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시즌 성패가 걸린 시점에 핵심 자원을 빼앗기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선수 차출 문제가 아니다. 월드컵 개최국 대표팀의 준비 권한과 프로 구단의 경기 일정 보호권이 충돌한 사례다. 국제축구연맹 규정상 월드컵 출전 선수의 의무 차출 시점은 통상 대회 직전으로 정리되지만, 멕시코축구연맹은 자국 개최라는 특수성과 대표팀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조기 소집을 밀어붙이고 있다.

 

멕시코는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8강 이상의 성과를 기대받고 있다. 대표팀은 조직력, 체력, 전술 이해도 측면에서 긴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특히 국내파 선수들이 전술의 중심을 맡는 구조라면 조기 소집은 감독에게 중요한 카드인 것이다.

 

반대로 구단의 반발도 현실적이다. 치바스와 톨루카 등은 리그 플레이오프와 대륙 대항전에서 성적을 내야 한다. 시즌 막판에 주전급 선수를 잃으면 우승 경쟁뿐 아니라 구단 수익, 팬 여론, 선수단 운영까지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대표팀 명분만으로 구단의 손실을 일방적으로 감수하라고 요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멕시코 대표팀 캠프 소집 명단에는 오스카르 가르시아, 라울 랑헬, 카를로스 아세베도, 헤수스 가야르도, 이스라엘 레예스, 에리크 리라, 루이스 로모, 로베르토 알바라도, 알렉시스 베가 등 20명이 포함됐다. 치바스 소속 선수들이 가장 큰 비중으로 주목받고 있고, 톨루카 소속 가야르도와 베가도 형평성 논란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이번 갈등은 멕시코 월드컵 준비 과정의 첫 정치적 시험대가 됐다. 아기레 감독이 대표팀 장악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구단과의 관계가 악화될 경우 본선 직전 선수단 분위기와 리그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월드컵 개최국은 경기력뿐 아니라 행정 안정성까지 평가받는다.

 

멕시코축구연맹은 대표팀 중심의 일사불란한 준비 체계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구단들은 시즌 막판 경쟁의 공정성을 요구하고 있다. 양측 모두 명분이 있는 만큼 갈등은 쉽게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연맹이 월드컵 준비라는 국가적 목표와 구단 대회 일정이라는 프로축구 생태계의 현실을 어떤 방식으로 조율하느냐다.

 

멕시코는 6월 1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을 시작으로 자국 월드컵 여정을 시작한다. 그러나 본선 개막 전부터 불거진 차출 갈등은 대표팀이 경기장 밖에서도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기레의 초강수가 대표팀 결속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멕시코 축구 내부 균열의 출발점이 될지는 향후 구단과 연맹의 조율 과정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사진=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