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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수원FC 위민, 내고향여자축구단과 AWCL 준결승…한국서 첫 남북 여자 클럽축구 20일 맞대결

수원종합운동장서 결승행 격돌…북측 선수단 8년 만의 방남
수원FC는 지소연·김혜리·최유리 합류로 설욕 도전


TSN KOREA 박용준 기자 | 한국 여자축구가 아시아 클럽 무대에서 상징적인 일전을 치른다. WK리그 챔피언 수원FC 위민이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과 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수원FC 위민은 오는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내고향여자축구단과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을 치른다. 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는 아시아 여자 클럽축구 최강팀을 가리는 대회로, 이번 준결승은 한국에서 열리는 첫 남북 여자 축구 클럽 간 공식 대결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방남 자체도 이례적이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은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단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선수단이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 행사에 참가하는 것은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로이터는 이번 선수단 규모를 선수 27명과 스태프 12명 등 총 39명으로 전했다.

 

이번 경기는 남북 스포츠 교류의 상징성도 갖지만, 본질은 아시아 여자 클럽축구의 결승 진출전이다.

 

수원FC는 2024시즌 WK리그 정상에 오르며 아시아 무대 출전권을 확보했다. 이후 8강에서 중국의 우한 장다를 4-0으로 완파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지소연이 선제 결승 골을 넣고 김혜리가 쐐기 골을 보태며 디펜딩 챔피언을 원정에서 꺾은 점은 수원FC의 자신감을 키운 대목이다.

 

수원FC에는 설욕의 의미도 있다. 두 팀은 이미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맞붙었다. 지난해 11월 미얀마에서 열린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수원FC는 내고향에 0-3으로 패했다. 당시 수원FC는 골키퍼 전하늘의 선방으로 전반 균형을 버텼지만 후반 연속 실점으로 무너졌다. 슈팅 수에서도 크게 밀리며 내고향의 조직력과 압박 강도를 체감했다.

 

그러나 이번 준결승을 앞둔 수원FC의 전력은 조별리그 때와 다르다. 수원FC는 올해 초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 지소연을 다시 품었고, 국가대표 수비수 김혜리와 공격수 최유리까지 합류시키며 공수 밸런스를 보강했다. 단판 승부에서 경험 많은 선수들의 경기 운영 능력은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내고향은 북한 여자축구의 신흥 강호다. 평양을 연고로 2012년 창단한 뒤 2022년 전통 강호 4·25팀을 꺾고 리그 정상에 오르며 존재감을 키웠다. 이번 시즌 아시아 무대 예선에서도 3전 전승, 23득점 무실점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북한 여자축구가 연령별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강세를 보여온 점을 고려하면 내고향의 전력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경기 외적인 관심도 뜨겁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준결승전 입장권 7천87장이 빠르게 매진됐다고 전했다.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열리는 스포츠 이벤트인 만큼 정치적 해석도 뒤따르지만, 아시아축구연맹 규정에 따라 국가 상징물과 국가 연주는 사용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수원FC가 내고향을 꺾으면 한국 여자 클럽으로는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 오른다. 지난 시즌 WK리그 대표로 출전한 인천 현대제철은 준결승까지 올랐지만 멜버른 시티에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준결승 승자는 23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나선다. 상대는 멜버른 시티와 도쿄 베르디 벨레자의 준결승 승자다. 국내 보도와 대회 일정에 따르면 결승 진출팀은 최소 준우승 상금 50만 달러를 확보하고, 우승팀은 100만 달러를 받는다.

 

이번 맞대결의 관전 포인트는 분명하다. 수원FC가 조별리그 패배 때 드러난 압박 대응과 전환 수비 문제를 얼마나 보완했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지소연의 중원 조율, 김혜리의 수비 리더십, 최유리의 전방 침투가 살아나면 수원FC는 내고향의 강한 피지컬과 조직적 압박을 흔들 수 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남북 여자 클럽축구 대결에서 수원FC는 아시아 정상 도전을 향한 분수령이고, 내고향은 북한 여자 클럽축구의 경쟁력을 증명할 무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