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 박용준 기자 | 남북 스포츠 교류 명분과 홈팀 보호 원칙 사이에서 응원 운영 논란 커졌다. 수원FC위민이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과의 역사적인 남북 여자축구 클럽 첫 맞대결에서 관중석 응원 논란이 크게 번지고 있다.
수원FC위민은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내고향에 1-2로 역전패했다.
후반 34분 전민지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주장 지소연이 실축하면서 동점 기회를 놓쳤고, 이 순간 일부 관중석에서 환호가 나온 장면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 지소연의 페널티킥 실축 당시 공동응원단 쪽에서 환호가 터졌다.
논란의 핵심은 응원단의 성격이다. 경기장에는 5700여 명의 관중이 모였고, 이 가운데 민간단체들이 구성한 공동응원단이 상당한 규모로 자리했다. 공동응원단이 경기 전 양 팀을 모두 응원한다고 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북한 내고향축구단을 향한 응원이 두드러졌다고 국내 주요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날 현장 경기를 본 축구계 인사들도 “수원FC 홈 경기가 아니라 내고향축구단의 홈 경기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포츠 경기에서 응원은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환경 요소다. 특히 홈 경기장은 선수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러나 수원FC위민 선수들은 홈에서 경기하면서도 내고향의 득점과 수원FC의 실수 장면에서 상대적으로 큰 함성이 나오는 상황을 마주했다.
박길영 수원FC위민 감독도 경기 후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박 감독이 “여기는 대한민국 수원”이라는 취지로 말하며 경기 내내 속상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원FC는 경기 전 숙소 문제에서도 내고향 측 요구로 기존 숙소를 옮겨야 했다며, 박 감독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수원FC위민의 패배는 결정력 부족과 세트피스 대응 실패가 겹친 결과였다. 수원FC는 전반 두 차례 골대를 맞히며 흐름을 잡았고, 후반 하루히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그러나 내고향은 최금옥의 동점골과 김경영의 역전 헤더로 경기를 뒤집었다. 수원FC는 지소연의 페널티킥 실축 이후 추가시간까지 공세를 이어갔지만 내고향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했다.
이번 경기는 남북 스포츠 교류라는 상징성이 있어, 국내 민간단체들이 정부 기금을 지원 받고 공동응원단을 결성했지만 홈팀 역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정부 기금이나 공적 지원이 투입된 응원단이라면 응원의 목적, 방식, 현장 운영 기준이 더 엄격하게 관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원FC위민은 아시아 정상 도전을 멈췄고, 내고향은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준결승의 최대 쟁점은 “홈 경기의 주인은 누구였는가”라는 질문으로 남았다. 이는 홈팀 보호와 대회 운영 원칙 측면에서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향후 남북 스포츠 교류가 재개되더라도, 경기장 안에서는 홈팀과 원정팀의 선수와 클럽에 따라 권리가 제대로 보장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