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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서울시설공단 고척돔, 키움 특타 요청에 ‘강제 소등’ 논란

키움, “대관 시간 남았다”...경기 후 추가 훈련
사전 협의 미비 이유로 소등...프로야구 현장성 반영한 운영 기준 필요

 

TSN KOREA 김민제 기자 | 고척스카이돔의 경기 후 추가 훈련을 둘러싸고 키움 히어로즈와 서울시설공단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키움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2-5로 패한 뒤 특별 타격 훈련을 준비했다. 이날 키움 타선은 경기 중반까지 무안타로 막히는 등 공격 침체를 보였고, 구단은 경기 종료 후 짧은 시간이라도 타격 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서울시설공단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훈련을 허용하지 않았고,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오던 시점에 조명을 끄면서 논란이 커졌다.

 

쟁점은 규정 해석과 프로야구 현장의 특수성이다.

 

서울특별시립체육시설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6조는 사용허가시간 일부를 사용하고 경기가 종료됐거나 사용을 중지한 경우 사용허가시간 전부를 사용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공단은 이 조항과 사전 협의 원칙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경기 결과에 따라 즉시 결정되는 특타를 수일 전 신청하라는 요구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키움과 KIA의 경기는 오후 9시 21분에 끝났고, 구단은 대관 종료 시간인 오후 11시 전까지 20분가량만 그라운드를 쓰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야구에서 경기 후 특타는 이례적 행위가 아니다.

 

연패, 타격 침체, 특정 투수 유형 대응 등 현장 판단에 따라 당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시설 운영 주체가 안전과 관리 책임을 이유로 절차를 요구할 수는 있지만, 홈 구단의 경기력 관리 활동까지 일률적으로 차단하면 구장 운영의 목적과 충돌한다.

 

논란은 팬 반응으로도 번졌다. 서울시설공단 시민의소리 게시판에는 이번 사안을 두고 공단의 대관 운영과 강제 소등 조치에 문제를 제기하는 민원이 올라왔다. 팬들은 공공 체육시설 운영이 규정 준수에 머무르지 않고, 프로스포츠 산업과 관람객 신뢰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단을 향한 시선이 더 날카로운 이유는 과거 한국 야구대표팀 훈련 당시 통제구역 출입 논란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대표팀이 평가전을 앞두고 고척스카이돔에서 소집 훈련을 했을 당시, 공단 직원이 지인 2명을 국가대표 전용 통제구역인 더그아웃에 대동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는 공공기관 임직원의 직위 이용 금지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 서울시설공단 임직원 행동강령 제12조는 임직원이 본인 직위를 직접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타인이 부당한 이익을 얻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단순한 조명 소등 문제가 아니다. 고척스카이돔은 키움의 홈구장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실내 야구장이다. 홈 구단과 관리 주체가 경기 후 훈련, 시설 사용, 안전 관리, 대관 절차를 사전에 세분화하지 못하면 같은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해법은 명확하다. 공단과 구단은 정규시즌 경기 후 단시간 훈련에 대한 별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사전 신청 원칙은 유지하되, 경기 상황에 따른 긴급 훈련 요청 절차, 사용 가능 시간, 안전 인력 배치, 조명·시설 사용료 정산 기준을 문서화해야 한다.

 

프로야구가 흥행 흐름을 이어가는 시점에서 구장 운영은 행정 편의보다 현장 적합성이 우선돼야 한다. 이번 고척돔 소등 논란은 공공 체육시설 운영 체계를 프로스포츠 현실에 맞게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