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 김민제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을 자력으로 확정하지 못한 홍명보호가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베이스캠프로 돌아와 회복훈련에 들어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전 이후 첫 훈련을 진행했다.
한국은 전날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남아공에 0-1로 패했다.
1승 2패, 승점 3을 기록한 한국은 멕시코와 남아공에 이어 조 3위로 밀렸다. 조별리그를 통과했는지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남아공과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승점 확보에 실패했다. 한국은 12개 조 3위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8개 팀에 포함돼야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다.
충격은 결과에만 그치지 않았다.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로 평가받았던 남아공을 상대로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점유율을 확보하고도 상대 수비진을 효과적으로 흔들지 못했다.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에게 결승골을 허용한 뒤 손흥민 등을 투입해 반격에 나섰지만 끝내 동점골을 만들지 못했다.
대표팀은 경기 종료 후 늦은 밤 전세기를 이용해 과달라하라로 이동했다. 짧은 휴식 뒤 곧바로 훈련장에 나와 몸 상태를 점검했다.
선수단의 분위기는 평소보다 무거웠다.
선수들은 굳은 표정으로 훈련장에 들어섰다. 일부 선수는 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이동했다. 조 2위 확정 기회를 놓친 데 따른 아쉬움과 32강 진출 여부를 기다려야 하는 부담이 동시에 드러났다.
훈련은 남아공전 출전 시간에 따라 회복조와 훈련조로 나눠 진행됐다.
선발로 출전했거나 많은 시간을 소화한 선수들은 실내에서 자전거 타기와 스트레칭 등 회복 프로그램을 수행했다. 그라운드에 나온 선수들은 가벼운 러닝에 이어 공 돌리기와 짧은 패스 훈련을 소화했다.
언론에 공개된 초반 30분 동안 선수들은 처음에는 대화를 자제한 채 몸을 풀었다. 훈련이 이어지면서 박수와 웃음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고, 굳어 있던 분위기도 점차 누그러졌다.
대표팀은 당장 다음 경기 상대를 정해 놓고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이 조 3위 상위 8개 팀에 포함되면 32강에서 E조 또는 G조 1위와 만날 수 있다. 대진 조합에 따라 30일 미국 보스턴에서 독일을 상대하거나 다음 달 2일 시애틀에서 G조 1위와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종 대진은 남은 조별리그 결과와 3위 팀 진출 조합이 모두 확정돼야 결정된다.
홍명보 감독은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다음 경기 출전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능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감독은 “다음 경기를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며칠 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 한 경기를 치르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며 “선수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피로한 상태다. 오늘과 내일은 회복에 집중하면서 이후 상황을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남아공전에서 주장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후반에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남아공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을 공략하려는 선택이었지만 기대했던 효과를 얻지 못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패배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다. 전술 선택과 선수 기용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표팀은 다른 조 경기 결과를 지켜보며 불확실한 대기 시간을 보내게 됐다.
현재 한국에 필요한 것은 경기 결과를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선수단의 체력과 심리 상태를 빠르게 회복하는 일이다.
32강 진출권이 주어질 경우 조별리그에서 드러난 공격 전개의 단조로움과 결정력 부족을 단기간에 보완해야 한다. 탈락이 확정되면 조 2위 가능성을 스스로 놓친 남아공전의 전술과 선수 운용을 둘러싼 평가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자력 진출의 기회를 놓친 홍명보호는 이제 그라운드가 아닌 다른 조의 경기 결과에 운명을 맡기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