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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모든 책임은 감독에게 돌려달라”...“선수단 내부 문제 없다”

남아공전 0-1 패배로 A조 3위 추락

 

 

TSN KOREA 박용준 기자 |  홍 감독은 26일 한국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 훈련장에서 열린 회복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대표팀 내부가 혼란스러웠던 적은 없다”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지금보다 50배 정도 더 힘들고 혼란스러웠다”고 밝혔다.

 

한국은 전날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과의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0-1로 졌다.

 

체코와의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한국은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0-1로 패한 데 이어 남아공전에서도 득점 없이 무너졌다. 1승 2패로 승점 3에 머문 한국은 조 3위로 내려앉았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12개 조 3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8개 팀 안에 들어야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어 다른 조의 경기 결과를 기다리게 됐다.

 

문제는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남아공전에서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무거웠다. 패스의 속도와 정확도가 떨어졌고, 공을 잡은 뒤 판단도 늦었다. 선수 간 간격이 벌어지면서 유기적인 공격 전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첫 경기에서 체코를 상대로 보여준 강한 압박과 역동적인 움직임은 사라졌다.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로 대등한 흐름을 만들었던 2차전의 집중력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국은 점유율에서 앞서고도 남아공 수비진을 효과적으로 흔들지 못했다.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에게 결승골을 허용한 뒤 손흥민 등을 투입해 반격했지만 끝내 동점골을 만들지 못했다.

 

대표팀의 경기력이 갑작스럽게 떨어지자 선수단 내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선수의 경기 태도와 경기 후 발언을 둘러싼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남아공전 패배가 선수단 내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홍 감독은 대표팀 내부 분위기는 정상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멕시코전 도중에는 경기 흐름이 다소 어수선했던 부분이 있었지만 선수단 내부에 특별한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선수단 분위기와 내부 상황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라며 “그런 문제가 있었다면 미리 파악하고 대비했을 것이다. 이번 대표팀에는 그런 문제는 없었다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남아공전에서 선수들의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진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즉답을 내놓지 못했다.

 

홍 감독은 “왜 그런 경기력이 나왔는지 우리도 혼란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선수들이 잘해야 한다는 생각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을 지나치게 강하게 느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부분이 제대로 맞지 않았고 더운 날씨 속에서 선수들의 움직임도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며 “선수들과 직접 대화하면서 원인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현재 대표팀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상황과 비교하는 시선에도 반박했다.

 

홍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러시아와 비긴 뒤 알제리와 벨기에에 연이어 패하며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선수 선발과 전술, 대표팀 운영을 둘러싼 비판이 대회 전부터 이어졌고 조별리그 탈락 뒤에는 선수단 내부 문제까지 불거지며 거센 후폭풍이 일었다.

 

홍 감독은 “안팎으로 이 정도로 혼란스럽지 않은 대회는 처음인 것 같다”며 “2014년과 비교하면 현재 대표팀의 내부 분위기는 훨씬 안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아공전 패배 이후 불거진 논란이 부진한 경기 결과와 맞물려 확대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홍 감독은 “결과가 좋지 않으면 축구선수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원인을 돌리려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이번에 제기된 문제도 좋지 않은 경기 결과와 연결해 연속성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선수 개인을 향한 비판도 경계했다.

 

한국은 멕시코전에서 골키퍼 김승규의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진 뒤 특정 선수에게 비난이 집중됐다. 남아공전 이후에도 일부 선수의 경기력과 태도를 둘러싼 비판이 확산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다른 사람을 탓하지 말고 나를 탓하라고 말했다”며 “멕시코전에서도 김승규의 실수를 비난하지 말고 그런 상황에 대비하지 못한 감독을 비판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결과와 경기력에 대한 최종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며 선수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를 차단했다.

 

홍 감독이 내홍설을 부인했지만 대표팀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한국은 체코전에서 승리한 뒤 두 경기 연속 무득점 패배를 당했다. 멕시코전과 남아공전에서 공을 소유하고도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구체적인 공격 해법을 보여주지 못했다.

 

남아공전에서는 체력과 심리 상태, 전술적 대응이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조별리그를 통과하더라도 단기간에 경기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32강에서 더 강한 상대를 만나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대표팀은 사포판 베이스캠프에서 회복훈련을 진행하며 남은 조별리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홍 감독은 선수단 내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경기장에서 이를 입증하는 일이다.

 

한국이 극적으로 32강에 진출할 경우 남아공전에서 드러난 무기력한 경기력을 얼마나 빠르게 수습하느냐가 홍명보호의 월드컵 운명을 좌우할 전망이다.

 


사진=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