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 송동섭 기자 |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한국 축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1승 2패, 승점 3으로 A조 3위에 머물렀고, 조 3위 팀 간 순위에서도 10위에 그치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첫 월드컵에서 한국은 최종 34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이는 순위 기준으로 월드컵 역사상 가장 낮은 성적이다.
홍명보 감독과 조현우,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이강인, 오현규 등 일부 선수들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과거 월드컵 종료 후 열리던 환영행사는 없었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원정 월드컵을 마치고 대표팀이 별도 귀국 행사 없이 입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표팀을 향한 국민적 실망감과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비판 여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번 대회는 단순히 한 번의 탈락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한국 축구가 오랫동안 안고 있던 구조적인 문제가 월드컵이라는 가장 큰 무대에서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대표팀은 체코전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기대를 키웠지만, 멕시코전에서는 공격 전개가 단조로웠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에서는 조직력과 집중력이 무너지며 예상 밖의 패배를 당했다. 경기마다 선수들의 개인 능력은 존재했지만,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완성도는 경쟁국보다 떨어졌다.
가장 큰 과제는 전술적 일관성이었다. 빌드업과 전방 압박은 경기마다 달라졌고, 상대 변화에 대응하는 벤치의 전술 수정도 제한적이었다.
선수 개개인은 유럽 정상급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장점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실패를 특정 선수나 감독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표팀 운영 철학,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시스템, 유소년 육성 정책, K리그와 대표팀의 연계까지 전반적인 경쟁력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명보 감독 역시 귀국에 앞서 이번 대회 탈락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를 선언했다.
선수 시절 한국 축구를 대표했던 '영원한 리베로'의 퇴장은 한 시대의 마침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국 축구가 새로운 방향을 선택해야 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제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라는 상징성보다 현대 축구에 대한 전술적 역량과 팀을 만드는 리더십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은 화려한 선수 경력보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지도력으로 한국 축구의 역사를 바꿨다.
그는 체력과 조직력, 자신감을 끌어올리며 하나의 팀을 완성했고, 당시 한국 축구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 결국 월드컵은 뛰어난 선수 몇 명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과 하나의 팀이 만드는 대회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증명한 사례였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한국 축구가 세계 무대에서 어디에 서 있는지를 냉정하게 확인한 대회였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있음에도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현실은 더욱 큰 숙제를 남겼다.
2030년 월드컵까지는 4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 그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 감독 한 명을 바꾸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방식, 대표팀 철학, 선수 육성 시스템까지 전면적인 혁신이 이뤄질 때 비로소 이번 실패는 한국 축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값진 교훈으로 남을 수 있다.
사진= TSNKOREA 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