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 장우혁기자 | 고우석이 미국 진출 이후 2년 6개월여의 기다림 끝에 메이저리그(MLB) 마운드에 올랐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오른손 투수 고우석은 10일(한국시간/ 현지시간 9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2026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 경기에 구원 등판했다.
고우석은 미네소타가 2-4로 뒤진 9회초 코디 펀더버크에 이어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1이닝 1피안타 1피홈런 1탈삼진 1실점이었다. 총 18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9개, 스플리터 6개, 슬라이더 3개를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95.7마일, 약 154㎞를 기록했다.
첫 타자 대니얼 슈니먼을 상대로는 긴장하지 않았다. 초구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바깥으로 벗어났지만 이후 적극적으로 승부했다.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스플리터를 던져 1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두 번째 타자 패트릭 베일리와의 승부에서는 빅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고우석은 1볼에서 몸쪽으로 슬라이더를 던졌으나 공이 타자의 배트 중심에 걸렸다.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으로 이어졌다.
고우석은 흔들리지 않았다.
스티븐 콴을 상대로 끈질긴 승부를 이어갔다. 풀카운트 이후에도 파울이 이어졌지만 10구째 스플리터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에서 잡아낸 첫 번째 탈삼진이었다.
이어 트래비스 바자나를 직구로 1루수 땅볼 처리하며 자신의 첫 메이저리그 이닝을 마쳤다.
미네소타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반격하지 못해 클리블랜드에 2-5로 패했다. 클리블랜드 선발 개빈 윌리엄스는 7이닝을 책임졌고 가디언스 타선에서는 세 명이 홈런을 터뜨렸다.
고우석은 1994년 박찬호 이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한 30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투수로는 16번째다. 2021년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뛰었던 양현종 이후 5년 만에 등장한 한국인 메이저리그 투수이기도 하다.
빅리그 데뷔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LG 트윈스의 마무리 투수였던 고우석은 2024년 1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보장액 450만 달러에 계약했다. 2026년 상호 옵션과 성과급까지 포함하면 계약 규모는 최대 940만 달러였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루이스 아라에스 트레이드에 포함돼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했지만 메이저리그 승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마이애미에서는 방출 대기 조처를 거쳐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이후에도 부상과 구단 이동이 겹치면서 빅리그 진입 시점이 계속 미뤄졌다.
고우석은 202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다시 도전에 나섰다. 2026시즌에는 디트로이트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27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했다. 41이닝 동안 삼진 54개를 잡고 볼넷은 13개만 허용했다.
현지 매체는 미네소타가 현금 트레이드로 고우석을 영입하면서 이 같은 마이너리그 성적에 주목했다고 전했다.
미네소타는 7일 고우석을 메이저리그 26인 로스터에 등록했다. 구단 공식 선수 이동 기록에도 고우석의 로스터 합류가 확인됐다.
현지에서는 고우석이 직구와 스플리터를 앞세워 미네소타 불펜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마이너리그에서 보여준 탈삼진 능력과 안정된 제구가 빅리그에서도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데뷔전에서 홈런을 허용했지만 최고 시속 154㎞의 직구를 던졌고, 메이저리그 정상급 콘택트 능력을 갖춘 콴을 스플리터로 삼진 처리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큰 무대에서 자신의 주무기를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고우석에게 빅리그 데뷔는 목표의 완성이 아니라 새로운 경쟁의 시작이다. 미네소타 불펜에서 생존하려면 변화구의 실투를 줄이고 직구와 스플리터의 높낮이를 더욱 정교하게 조절해야 한다.
샌디에이고에서 시작된 긴 여정은 마이애미와 디트로이트를 거쳐 미네소타에서 결실을 봤다. 여러 차례 방출과 이적을 견딘 고우석은 마침내 메이저리거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한 차례 등판을 넘어 빅리그 불펜의 지속 가능한 전력으로 자리 잡는 일이다.
사진= AP TSNKOREA 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