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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태국 축구 전설 피아퐁과 40년 만의 재회…새 도전 앞두고 우정 확인

깐짜나부리 파워 FC와 2년 계약…3년 6개월 만에 사령탑 복귀

 

TSN KOREA 김민제 기자 | 태국 프로축구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박항서 감독이 과거 럭키금성 황소에서 함께 뛰었던 태국 축구의 전설 피아퐁 피우온과 약 40년 만에 재회했다.

 

박 감독의 매니지먼트사 디제이매니지먼트는 23일 박 감독과 피아퐁이 태국 현지에서 만나 선수 시절의 추억을 나누고 한국과 태국 축구의 교류 확대에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1984년부터 1986년까지 럭키금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옛 동료다. 럭키금성은 현재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전신이다.

 

박 감독은 선수 생활 말년에 피아퐁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1984년 럭키금성에 입단한 피아퐁은 당시 국내 프로축구에서 보기 드물었던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 선수였다.

 

피아퐁은 K리그에서 통산 34경기에 출전해 17골을 기록했다. 특히 1985년에는 21경기에서 12골과 6도움을 올리며 득점상과 도움상을 동시에 차지했다. 시즌 베스트11에도 선정되며 럭키금성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태국 출신 선수가 한국 프로축구의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차지한 기록은 당시 한국과 동남아시아 축구의 격차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과였다. 태국 현지에서도 피아퐁은 해외 무대에서 성공한 자국 축구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선수 은퇴 후 지도자로 활동한 피아퐁은 현재 태국축구협회 이사로 태국 축구 행정과 발전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박 감독과의 이번 만남도 단순한 옛 동료의 재회를 넘어 한국과 태국 축구계의 연결 가능성을 보여준 자리로 해석된다.

 

박 감독은 “40년 만에 다시 만나니 감회가 새롭다”며 “한국과 태국 축구가 앞으로도 함께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피아퐁도 “오랜 동료를 태국에서 다시 만나 매우 반가웠다”며 “박 감독이 태국 축구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2026∼2027시즌 태국 리그2에 참가하는 깐짜나부리 파워 FC와 2년 계약을 체결했다. 2023년 1월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의 현장 복귀다.

 

태국 스포츠 매체 메인스탠드와 시암스포츠도 지난 5월 깐짜나부리 구단이 박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보도했다. 시암스포츠는 구단이 한 시즌 만의 1부리그 승격을 최우선 목표로 박 감독과 대규모 코치진을 영입했다고 전했다.

 

깐짜나부리는 지난 시즌 태국 리그1에서 강등됐다. 구단은 박 감독에게 단기적인 승격뿐 아니라 장기적인 전력 강화와 유소년 육성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은 구단의 장기 비전과 축구에 대한 진정성을 부임 결정의 배경으로 꼽았다. 수석코치로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출전했던 이정수 코치가 합류한다.

 

박 감독은 2017년 10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며 동남아시아 축구의 판도를 바꿨다. 베트남을 2018 아세안축구연맹 챔피언십 우승, 2018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2019 아시안컵 8강으로 이끌었다.

 

베트남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도 달성했다. 동남아시안게임에서는 베트남의 2회 연속 남자축구 금메달을 지휘했다.

 

태국은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던 박 감독과 여러 차례 우승을 놓고 경쟁했던 상대다. 박 감독이 베트남의 라이벌 국가인 태국에서 프로팀 지휘봉을 잡았다는 점에서 현지의 관심도 크다.

 

박 감독에게는 승격이라는 분명한 성과와 함께 태국 선수단의 전술 체계와 조직력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과제로 주어졌다. 베트남에서 보여준 선수 관리와 데이터 기반 경기 분석이 태국 프로축구에서도 통할지가 핵심 관전 요소다.

 

피아퐁과의 재회는 박 감독의 태국 생활 적응에도 긍정적인 계기가 될 전망이다. 1980년대 한국 프로축구에서 맺은 인연이 40년 뒤 태국에서 다시 이어지면서 두 사람은 한·태 축구 교류의 상징적인 인물로 만나게 됐다.

 

박 감독이 깐짜나부리의 1부리그 복귀를 이끌고 베트남에 이어 태국에서도 지도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