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 박용준 기자 | 신지은이 3738일간 이어진 기다림을 끝내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신지은(33)은 26일 (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에어셔의 던도널드 링크스(파72)에서 열린 아이에스피에스(ISPS) 한다 스코틀랜드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5개로 3오버파 75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를 작성한 신지은은 7언더파 281타로 추격한 김아림을 두 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총상금 200만 달러가 걸린 이번 대회에서 신지은은 우승 상금 30만 달러를 받았다.
2016년 5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텍사스 슛아웃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추가한 트로피다.
10년 이상 간격을 두고 LPGA 투어에서 다시 우승한 선수는 1984년과 1996년 정상에 오른 비키 퍼곤 이후 신지은이 처음이다.
신지은은 이번 대회에서 1라운드 66타, 2라운드 67타, 3라운드 71타를 기록했다. 첫날 공동 선두에 오른 뒤 한 차례도 리더보드 최상단을 내주지 않으며 개인 통산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완성했다.
마지막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신지은은 태국의 파자리 아난나루깐에게 5타 앞선 채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아난나루깐이 초반 보기와 더블보기를 기록하면서 한때 격차는 8타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강한 바람이 부는 링크스 코스에서 신지은의 티샷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6번 홀부터 8번 홀까지 3개 홀 연속 보기를 범했다. 반면 아난나루깐은 버디 행진을 펼치며 전반 종료 시점에 격차를 두 타까지 좁혔다.
신지은은 9번 홀에서 약 2m 거리의 파 퍼트를 넣으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어 10번 홀에서 이날 첫 버디를 잡았다. 같은 홀에서 아난나루깐이 보기를 기록하면서 격차는 다시 4타로 벌어졌다.
12번 홀에서는 두 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여 버디를 추가했다. 한 조 앞에서 경기한 김아림이 9번 홀부터 12번 홀까지 4개 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추격했지만 신지은은 선두를 지켰다.
신지은은 16번 홀에서 보기를 범한 뒤 세 타 차 선두로 마지막 18번 홀에 들어섰다.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덤불에 빠졌지만 안전하게 공을 빼낸 뒤 무리하지 않는 경기 운영을 선택했다.
네 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라온 신지은은 2퍼트 보기로 경기를 마쳤다. 마지막 퍼트가 홀에 떨어지자 동료들은 신지은에게 물과 샴페인을 뿌리며 우승을 축하했다. 신지은은 그린 위에서 눈물을 쏟았다.
신지은은 “3개 홀 연속 보기를 한 뒤에는 경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었다”며 “끝까지 버텨낸 내가 자랑스럽고 무척 행복하다”고 밝혔다.
첫 우승과 이번 우승의 차이도 설명했다.
그는 “첫 우승 당시에는 내가 우승할 자격이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고 우연히 얻은 결과처럼 느껴졌다”며 “이번 우승은 완전히 다르다. 열심히 노력해 직접 이뤄낸 우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지은은 10년 동안 이어진 우승 갈증을 돌아보며 코로나19 확산 시기를 선수 인생의 전환점으로 꼽았다.
LPGA 투어에서 8년 차부터 12년 차 사이에 목표와 동기를 잃어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그는 대회가 중단된 시기에 프로골퍼가 아닌 삶을 경험하면서 오히려 골프에 대한 애정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신지은은 “6개월 동안 직업이 없는 것처럼 지내면서 내가 잘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지 못하는 일이 얼마나 괴로운지 알게 됐다”며 “코로나19가 내 인생 전체를 바꾼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고 밝혔다.
위기 상황에서 중심을 잡도록 도운 캐디 셰인 코드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신지은은 “내가 패닉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을 때 캐디가 자신과 공만 보고 이번 주에 해온 그대로 하라고 했다”며 “그 말을 따르면서 어려운 순간을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아림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7언더파로 단독 2위에 오르며 시즌 최고 성적을 남겼다.
아난나루깐은 최종일 2오버파 74타를 쳐 5언더파 283타로 3위에 자리했다.
최혜진은 최종 라운드 데일리 베스트인 5언더파 67타를 몰아쳐 양희영과 함께 공동 13위에 올랐다. 김효주는 18개 홀을 모두 파로 마치며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와 공동 16위를 기록했다.
김세영은 공동 19위, 윤이나는 공동 28위, 이미향은 공동 31위, 황유민은 공동 42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선수들은 유해란이 케이피엠지 여자 피지에이 챔피언십과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을 연속 제패한 데 이어 신지은까지 정상에 오르면서 최근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합작했다.
김효주의 파운더스컵과 포드 챔피언십 우승, 이미향의 블루베이 미국여자프로골프 우승을 포함하면 한국 선수들은 2026시즌 6승을 기록했다.
스코틀랜드 여자오픈에서는 2017년 이미향, 2019년 허미정에 이어 신지은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 우승자가 됐다.
한국 여자골프는 오는 30일 잉글랜드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앤스에서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이아이지 여자오픈에서 4개 대회 연속 우승과 메이저 3연승에 도전한다.
사진= Getty Imag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