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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장 선거인단 300명에서 '1만 명 이상' 확대 추진…선수·지도자·심판 참여 대폭 확대

K-축구 혁신위원회 4차 회의…축구협회 차기 회장 선거 ‘현장 중심’ 개편

 

TSN KOREA 김민제 기자 | 대한축구협회 차기 회장 선거의 선거인단을 기존 300명 이내에서 1만 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선수와 지도자, 심판 등 현장 축구인의 참여를 대폭 늘려 사실상 직선제에 가까운 선거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폐쇄적인 의사결정과 제한된 선거 구조를 개선하는 한국 축구 행정 개혁의 핵심 과제로 평가된다.

 

K-축구 혁신위원회는 27일 오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박지성 공동위원장 주재로 4차 회의를 열고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인단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유승민 대한체육회 회장을 포함한 혁신위원 전원이 참석했다. 회의는 약 2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다.

 

박 위원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대한체육회의 선거제도 개편안을 토대로 프로와 실업, 대학, 승강제 리그 구성원 등을 선거인단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축구협회 실정에 맞게 선거인단 구성을 조정하면 권고 규모가 1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1만 명은 최종 확정된 숫자가 아니다. 혁신위가 향후 대한축구협회에 권고할 것으로 예상하는 최소 규모다. 구체적인 선거인 자격과 종별 배분 비율은 추가 논의를 거쳐야 한다.

 

현행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규정은 회원종목단체 회장 선거인단을 100명 이상 300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규정해 왔다.

 

대한축구협회도 이에 따라 시·도 축구협회와 전국연맹 임원, 일부 선수와 지도자, 심판 등 제한된 인원으로 선거인단을 구성했다.

 

선거인단의 규모와 구성이 전국 축구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이어졌다. 특정 단체와 임원 중심의 선거 구조가 기존 축구 행정 권력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혁신위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프로축구부터 실업과 대학, 하부 승강제 리그까지 축구 현장을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에게 선거 참여 기회를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박 위원장은 “모든 축구인을 선거인단에 포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어디까지 포함할 것인지 논의하고 있으며 기존보다 선수와 지도자 등 현장 구성원의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인단이 1만 명 이상으로 확대되면 투표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혁신위는 전국 각지에 분포한 선거인이 투표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시스템 구축과 본인 인증, 부정 투표 방지, 개인정보 보호, 선거 예산 확보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대한체육회가 지난 16일 통과시킨 자체 선거제도 개편안도 축구협회 변화에 힘을 실었다. 대한체육회는 회장 선거인단을 기존 2244명에서 9만2194명으로 약 41배 확대하기로 했다. 선수 3만8116명과 지도자 3만6981명, 심판 1만1801명, 임원·대의원 5296명이 참여하는 구조다.

 

대한체육회는 회원종목단체 회장 궐위 시 후임 회장 선출 기한도 기존 60일에서 최장 240일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회장 선거를 서둘러 치르지 않고 선거인단 구성과 관련 규정을 정비할 시간을 확보했다. 혁신위는 선거인단 개편의 근거가 되는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규정 개정 절차를 8월까지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선거인단 확대가 곧바로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와 지도자, 심판, 행정가 등 각 직군의 대표 비율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특정 직군이나 단체에 표가 집중되지 않도록 객관적인 배분 기준을 마련하고 선거인 명부 작성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혁신위 운영의 투명성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혁신위가 앞선 세 차례 회의에서 발언자를 명시한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축구협회의 기존 밀실 행정을 되풀이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 위원장은 중요 안건의 토론 요지는 문서로 남기되 개별 위원의 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기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언론 브리핑을 통해 회의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협회를 개혁하기 위해 출범한 혁신위가 협회 보호를 이유로 발언 기록을 제한하는 것은 투명성 강화라는 출범 취지와 충돌할 수 있다. 민감한 발언의 무분별한 공개는 피하더라도 주요 쟁점과 찬반 논리, 결정 과정은 검증할 수 있도록 기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인단을 1만 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은 한국 축구의 의사결정 구조를 현장 중심으로 전환하는 첫 단계다.

 

향후 개혁의 성패는 선거인단 숫자보다 구성의 대표성과 투표 절차의 공정성,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