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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월드컵 상업권에 민간자본 유치 추진…UEFA 강력 반발

2026 북중미 월드컵 흥행...200억달러 가치 자회사 설립 추진

 

TSN KOREA 김민제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을 비롯한 주요 국제대회의 상업 사업에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유럽축구연맹(UEFA)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2026년 FIFA 월드컵은 FIFA에게 엄청난 재정적 성공을 가져다주었다. FIFA는 최근 4년 주기 동안 총 130억 달러라는 경이로운 수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이전 보다 10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2030년 월드컵 준비 주기가 시작되면서 FIFA는 표면적으로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 단체에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해 줄 새로운 상업적 사업을 시작했다.
 

FIFA는 기업가치가 약 200억달러에 이르는 별도 사업체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IFA Forward Enterprise·FFE)’를 설립하고 지분 일부를 외부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0억달러는 한화 약 27조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FIFA는 새 법인의 지분을 최대 20%까지 매각해 약 42억달러를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투자 유치 실무에는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 법인은 남녀 월드컵과 클럽 월드컵 등 FIFA가 주관하는 주요 대회의 방송권과 후원, 입장권, 마케팅 등 상업 사업을 담당할 전망이다.

 

다만 FIFA는 대회 운영권이나 축구 행정 자체를 민간에 넘기는 계획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경기 일정과 개최지 선정, 국제경기 규정, 대회 운영 및 축구 관련 의사결정 권한은 FIFA가 계속 보유한다는 입장이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민간투자를 통해 축구의 상업적 잠재력을 확대하고 수익을 세계 각국의 축구 발전에 재투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FIFA는 확보한 자금을 211개 회원협회에 배분할 계획이다. 기존 FIFA 포워드 프로그램을 통한 협회별 지원 규모를 2027∼2030년 주기 기준 800만달러에서 2000만달러로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는 회원협회에는 별도의 ‘FIFA 패스트 포워드 프로그램(FIFA Fast Forward Programme)’을 통해 최대 2000만달러의 일회성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FIFA는 자금력이 부족한 국가에도 경기장과 훈련장, 유소년 육성 체계를 구축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월드컵이 창출한 수익을 소수 축구 강국이 아닌 전 세계 회원국에 배분하겠다는 것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2026 북중미 월드컵 흥행을 바탕으로 2023∼2026년 FIFA의 전체 수입이 15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밝혔다. FIFA는 2027∼2030년에도 약 140억달러의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유럽 축구계의 시각은 다르다. UEFA는 이번 구상이 축구의 공공성과 회원협회 중심의 운영 체계를 훼손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UEFA는 민간투자자가 수익 극대화를 요구할 경우 월드컵 개최 주기와 경기 수, 대회 일정, 중계 방식 등에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 구조와 잠재적 수혜자에 관한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했다.

 

특히 FIFA가 지분의 80% 이상을 보유하더라도 외부 자본이 주요 상업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드컵의 높은 수익성이 투자자에게 장기간 보장되는 구조라면 선수 보호와 팬 접근성보다 수익 확대가 우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계획은 FIFA가 월드컵을 직접 운영해 수익을 회원협회에 배분하던 기존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모델이다. 국제 스포츠 기구가 핵심 자산의 미래 수익을 기반으로 대규모 민간자본을 조달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축구 산업의 지배구조를 바꿀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계획이 즉시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FIFA 평의회 승인을 거쳐야 하며 211개 회원협회 다수의 지지도 확보해야 한다. 구체적인 투자자 구성과 지분율, 의결권, 수익 배분 방식도 확정되지 않았다.

 

향후 논쟁의 핵심은 FIFA가 약속한 행정권과 상업권의 분리가 실제로 유지될 수 있느냐에 있다. 민간자본을 활용해 세계 축구의 재정 격차를 줄일 것인지, 월드컵을 투자상품으로 전환해 상업화를 가속할 것인지에 따라 이번 계획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전망이다.


사진= Imagn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