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 박용준 기자 |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전반을 점검하기 위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청문회가 열렸다.
여야 의원들은 국가대표팀 성적 부진을 넘어 감독 선임 과정과 협회의 지배구조, 행정 투명성까지 집중적으로 검증하며 축구 행정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제기했다.
30일 열린 청문회에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이용수 부회장, 김병지 부회장, 김승희 전무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번 청문회는 한국 축구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이후 국민적 비판이 커지면서 마련됐다.
정몽규 전 회장은 모두발언에서 "재임 기간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월드컵 성적과 여러 논란에 대해 국민과 축구팬들께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이어 "이미 사의를 밝힌 만큼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며 축구 행정 일선에서 물러날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홍명보 전 감독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오늘은 알고 있는 사실과 감독으로서 져야 할 책임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제기된 특혜와 카르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선을 그었다.
정 전 회장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홍명보 감독 선임 모두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됐으며 행정상 문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홍 전 감독 역시 감독 선임 과정에서 외부 압력이나 특혜는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월드컵 성적보다 협회의 지배구조와 운영 방식에 대한 질의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여야 의원들은 정 전 회장 재임 13년 동안 협회 운영이 특정 인물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조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의원들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에 대한 협회의 법적 대응과 전직 정부 고위 인사들의 협회 임원 선임 과정도 문제 삼으며 협회의 독립성과 공공성 사이 균형을 주문했다.
대한체육회가 대한축구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다만 관리단체 지정은 대한체육회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른 별도의 심의 절차가 필요한 사안으로, 즉각적인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참고인으로 채택된 일부 인사는 출석하지 않았다. K-축구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지성과 위원인 이영표, 박주호 등은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 의무가 없어 참석하지 않았고, 박항서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도 불참했다.
이번 청문회는 대한축구협회의 과거 행정을 검증하는 데 의미가 있었지만, 상당수 질의가 이미 2024년 국회 현안 질의와 국정감사에서 다뤄졌던 내용을 반복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따라 향후 K-축구 혁신위원회가 추진 중인 협회 지배구조 개편과 선거인단 확대, 행정 투명성 강화 방안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한국 축구 개혁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이번 청문회를 계기로 국가대표팀 경쟁력 회복과 협회 행정 혁신을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럽과 일본 등 주요 축구 선진국은 감독 선임 시스템과 협회 지배구조를 지속적으로 독립성과 전문성 중심으로 개편해 왔으며, 국제 축구계 역시 경기력 향상과 별개로 거버넌스 투명성을 협회의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하는 추세다.
한국 축구가 2030년대 국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대표팀 성적에 대한 단기 처방보다 협회의 의사결정 구조와 행정 시스템 전반을 개선하는 중장기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