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 송은하 기자 | 대만 출신 좌완 왕옌청(한화 이글스)이 2026 KBO리그 최고의 성공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일본프로야구 2군 무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한국 무대에서 단숨에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도약하며 한화의 야구 경쟁과 대만 야구의 희망을 동시에 책임지고 있다.
왕옌청은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9승(4패)을 달성했다.
이 승리로 LG 트윈스의 앤더스 톨허스트와 임찬규, 두산 베어스의 곽빈과 최민석, KIA 타이거즈의 애덤 올러와 함께 KBO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더욱 주목받는 점은 공동 선두 그룹 가운데 왕옌청이 유일한 '좌완 투수'라는 사실이다. 좌타자 상대 강점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리그 정상급 선발진에 이름을 올렸다.
왕옌청은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 육성 시스템에서 성장했지만 1군 무대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KBO리그가 2026시즌부터 도입한 아시아 쿼터 제도의 첫 수혜자로 한화 유니폼을 입으며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계약 규모는 연봉 10만 달러로, KBO 아시아 쿼터 상한선에 맞춘 계약이었다.
당시만 해도 '저비용 유망주' 정도로 평가받았던 그는 이제 리그 '최고 가성비 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0만 달러 이상을 받는 외국인 에이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화 선발진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 왕옌청의 가장 큰 강점은 꾸준함이다.
25세의 젊은 체력을 앞세워 단 한 차례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고, 최근 두 경기에서는 연속으로 7이닝 2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불펜 부담까지 덜어주고 있다.
투구 스타일도 단순하지만 효율적이다.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중심으로 승부하는 전형적인 투피치 유형이다. 여기에 투심과 커브, 포크볼을 적절히 섞으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다. 최근에는 포크볼 비중을 늘리면서 삼진 능력과 땅볼 유도 능력이 동시에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5~6월 다소 흔들렸던 왕옌청은 7월 들어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 한 달 동안 3승 1패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도 3점대 초반으로 낮췄고, 후반기 한화 상승세를 이끄는 핵심 선발로 자리매김했다.
왕옌청의 활약은 한국뿐 아니라 대만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대만 언론은 KBO에서 유일하게 뛰는 대만 선수인 왕옌청이 한국과 대만 야구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화의 핵심 선발로 자리 잡은 그의 활약 덕분에 한국 프로야구를 시청하는 대만 팬들도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대표팀의 가장 까다로운 상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왕옌청은 이미 대만 국가대표 최종 명단에 포함됐으며, 한화 구단도 공식 요청이 접수되면 차출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과 대만이 같은 조에 편성된 만큼 조별리그는 물론 결승전에서도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만 대표팀은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와 일본, 한국에서 활약하는 해외파를 대거 소집했지만 주축 투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선발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BO 타자들을 가장 잘 아는 왕옌청은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도 왕옌청 분석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그는 국내 타자들의 장단점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투수다. 시즌 내내 상대했던 KBO 타자들과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맞붙게 되는 만큼 전력분석과 공략법 마련이 금메달 도전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2026시즌 KBO리그 첫 아시아 쿼터 선수로 출발한 왕옌청은 이제 제도 성공의 상징을 넘어 한화의 에이스이자 대만 야구의 희망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즌 막판 다승왕 경쟁과 아시안게임 한·대만 맞대결에서 그의 왼팔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TSNKOREA 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