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 박용준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지원 중단을 앞둔 LIV 골프가 새로운 선도 투자자를 확보했다. 선수들이 리그의 주요 지분을 보유하고 대회 수를 줄이는 대대적인 구조 개편도 추진한다.
스콧 오닐 LIV 골프 최고경영자는 5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베드민스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투자 계약이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새 투자자의 이름과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계약은 오는 9월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투자 기간은 2030년까지 LIV 골프의 운영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설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닐은 12곳이 넘는 잠재적 소수 투자자가 추가 투자에 관심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단일 자본에 의존했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여러 투자자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LIV 골프는 2022년 출범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50억 달러 이상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브라이슨 디섐보와 욘 람, 더스틴 존슨, 캐머런 스미스 등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는 지난 4월 2026시즌을 끝으로 LIV 골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리그 운영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가 국부펀드의 향후 투자 전략과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LIV 골프는 이후 투자은행 듀세라 파트너스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새로운 자금 조달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2억5천만 달러에서 3억5천만 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다만 이번에 확보한 자금의 구체적인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새로운 운영 체제의 핵심은 선수 지분제다. 지금까지 LIV 골프는 거액의 계약금과 보장된 연봉을 앞세워 선수를 영입했다. 앞으로는 선수들에게 리그와 소속팀의 지분을 배분해 장기적인 성장을 공유하는 구조로 전환한다.
오닐은 선수들이 리그의 과반 지분을 보유하는 주요 소유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는 단순한 계약 대상에서 벗어나 리그 운영과 가치 상승에 직접 이해관계를 갖는 파트너로 바뀐다.
선수 지분의 실제 가치는 중계권과 후원 계약, 입장권 판매, 팀 지분 매각 성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리그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면 선수들도 자산 가치 상승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지분은 기존의 고액 계약금보다 불확실한 보상 수단이 될 수 있다. 새로운 구조가 선수들에게 받아들여지려면 리그의 재무 정보와 지분 배분 기준을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대회 운영 규모도 축소된다. LIV 골프는 2026시즌 14개 대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2027년부터 팀 대회를 10개로 줄일 계획이다. 미국에서 5개 대회를 열고 나머지 5개는 해외에서 개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팀 대회는 ‘팀 메이저’ 형태로 운영될 전망이다. 대회 수를 줄이는 대신 각 대회의 희소성과 상업적 가치를 높이고 운영비를 절감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개인전 개최 가능성도 열려 있다. LIV 골프는 팀 대회를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선수들이 개인 대회와 메이저대회, 다른 투어 출전 일정을 병행할 수 있는 체제를 검토하고 있다.
선수 영입 전략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 LIV 골프는 출범 초기 정상급 선수에게 막대한 계약금을 지급하며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했다. 새 체제에서는 대형 선급금보다 지분과 성과 보상을 결합한 계약이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스타 선수들의 잔류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디섐보와 람을 비롯한 주요 선수들의 계약 조건과 향후 거취는 확정되지 않았다.
브룩스 켑카와 패트릭 리드 등 일부 선수는 이미 LIV 골프를 떠났다. 캐머런 스미스는 LIV 골프의 존속을 희망하면서도 리그가 사라질 경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복귀를 원한다고 밝혔다.
LIV 골프가 새 투자자를 확보한 것은 리그 존속에 필요한 첫 번째 고비를 넘었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투자자의 이름과 투자 규모, 기존 부채 처리 방식, 선수 계약 조정안이 공개되지 않아 거래의 실질적인 안정성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세계 남자 골프의 재편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PGA 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추진한 통합 협상이 장기간 결론을 내지 못한 가운데 LIV 골프가 독자적인 생존 기반을 확보하면 투어 간 경쟁 구도가 계속될 수 있다.
LIV 골프의 미래는 새 투자 계약이 마무리되는 9월에 더욱 분명해질 전망이다.
선수 지분 비율과 대회별 상금, 팀 매각 계획, 디섐보와 람 등 간판선수들의 잔류 여부가 ‘LIV 골프 2.0’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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