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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열흘 쉰 기아, 5승 2패…가을야구 경쟁 판도 흔든다

4위 KIA, 3위 LG에 1경기 차 접근

 

TSN KOREA 김민제 기자 | 프로야구 사상 처음 시행된 ‘폭염 방학’이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막판 순위 경쟁의 변수로 떠올랐다.

 

폭염에 지친 선수들이 휴식 기간 체력과 경기력을 재정비하면서 중단 이후 팀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장 뚜렷한 반등세를 보인 팀은 KIA 타이거즈다.

 

KIA는 리그 재개 후 치른 7경기에서 5승 2패를 기록했다. 승률 0.714로 같은 기간 SSG 랜더스와 공동 1위에 올랐다.

 

상승세를 탄 KIA는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3위 LG 트윈스와의 격차도 1경기로 좁혔다. 정규시즌 37경기를 남겨둔 만큼 3위 이상의 성적도 충분히 노릴 수 있는 위치다.

 

KIA의 반등은 폭염 중단 기간과 맞물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극심한 무더위로 선수와 관중의 안전이 위협받자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정규리그를 중단했다. 국제대회나 감염병이 아닌 기상 상황으로 리그가 일괄 중단된 것은 KBO리그 출범 이후 처음이다.

 

KIA는 다른 구단보다 긴 휴식기를 보냈다. 이달 1일과 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이 폭염으로 취소됐고 4일 광주 kt wiz전도 열리지 않았다. 리그 중단 일정까지 이어지면서 열흘 동안 실전을 치르지 않았다.

 

7월 중순 올스타 휴식기를 포함하면 KIA 선수단은 약 2주 간격으로 두 차례 장기 휴식을 가졌다. 빡빡한 일정과 무더위 속에서 체력이 떨어졌던 투수진에는 재정비할 시간이 됐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외국인 투수 애덤 올러다.

 

올러는 6월까지 KIA 선발진의 중심을 지켰지만 기온이 급격히 오른 7월 이후 흔들렸다. 7월 세 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13.06을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1이닝 동안 홈런을 포함해 7안타를 맞고 8실점 했다. 시즌 초반과 비교해 구위와 제구력이 동시에 떨어지면서 부상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휴식기를 마친 올러는 이전 모습을 되찾았다. 지난 11일 삼성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16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7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두 경기에서 13이닝을 책임지며 2실점에 그쳤다. 선발 투수가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불펜진의 부담도 줄었다.

 

제임스 네일도 반등에 성공했다. 네일은 7월 한 달간 평균자책점 6.26으로 고전했지만 12일 삼성전에서 7이닝 2실점, 1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올러와 네일이 동시에 안정감을 되찾으면서 KIA는 리그 후반부에 확실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다시 가동할 수 있게 됐다.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이의리의 활약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이의리는 지난 6월 일본의 야구 전문 트레이닝센터에서 재정비한 뒤 7월 16일 복귀했다. 복귀 직후에는 제구가 흔들리며 기복을 보였다.

 

지난달 23일 한화전에서는 3이닝 동안 3피안타와 1볼넷을 내주며 2실점 했다. 29일 삼성전에서는 1이닝 동안 볼넷 3개를 허용했다.

 

폭염 중단 이후에는 다른 투수가 됐다.

 

최근 5경기에 구원 등판해 4⅔이닝 동안 안타 1개만 허용했다. 볼넷 없이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며 KIA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선발진의 반등과 이의리의 마무리 안착으로 KIA는 경기 초반부터 후반까지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이 가능해졌다. 접전에서 승리를 지킬 수 있는 힘도 커졌다.

 

타선도 휴식 효과를 보고 있다.

 

폭염 중단 이후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KIA 타자는 5명이다. 김태군이 타율 0.412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였고 해럴드 카스트로가 0.387로 뒤를 이었다.

 

하주석은 0.364, 박재현은 0.344, 김선빈은 0.320을 기록했다. 중심 타선과 하위 타선에서 고르게 출루와 득점이 나오면서 공격의 연결력이 살아났다.

 

김도영의 장타력도 회복세다. 해당 기간 타율은 2할대에 머물렀지만 최근 7경기에서 홈런 3개를 터뜨렸다. 김도영이 중심 타선에서 장타를 생산하면서 상대 배터리가 받는 압박도 커졌다.

 

KIA의 상승세를 폭염 중단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장기 휴식은 경기 감각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KIA는 휴식 기간을 투수진의 구위 회복과 선수단 체력 보완에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올러와 네일의 동반 반등, 이의리의 마무리 안착은 단기적인 타격 상승세보다 의미가 크다. 선발과 불펜의 안정은 남은 37경기에서 순위 경쟁을 이어갈 핵심 동력이기 때문이다.

 

KIA는 이제 3위 LG를 사정권에 뒀다. 현재 흐름을 이어간다면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할 수 있는 3위뿐 아니라 더 높은 순위까지 도전할 여지가 있다.

 

사상 첫 폭염 중단이 모든 팀에 같은 휴식 시간을 제공했지만 결과는 같지 않았다. KIA는 예상하지 못했던 ‘폭염 방학’을 전력 재정비의 기회로 바꾸며 치열한 상위권 경쟁의 중심으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