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 박용준 기자 | 미국의 유명 골프 콘텐츠 기업 굿굿골프(Good Good Golf)가 여성을 밀어 넘어뜨리는 장면이 담긴 광고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굿굿골프 공동창업자 개릿 클라크가 약 9분 분량의 영상으로 사과했지만 캘러웨이골프는 양사의 협력 관계를 종료했다. 대회 후원과 방송, 제품 유통에도 파장이 이어졌다.
논란이 된 광고는 굿굿골프와 캘러웨이가 공동 출시한 퀀텀 드라이버(Quantum Driver)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됐다.
약 60초 분량의 영상에는 클라크가 자신의 골프백에 있는 드라이버를 만지려는 여성 출연자 알렉시스 미에스토프스키를 밀어 바닥에 넘어뜨리는 장면이 담겼다.
클라크는 넘어진 미에스토프스키를 내려다보며 “내 새 드라이버를 만지지 말라”고 말한다.
영상은 지난 21일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직후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과 학대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굿굿골프는 광고를 공개 당일 삭제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회사는 “브랜드의 가치와 맞지 않는 행동을 담은 영상을 게시했다”며 “콘텐츠를 삭제했으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과가 책임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브라이언 롤랩 미국프로골프 PGA 투어 최고경영자는 굿굿골프의 초기 대응에 대해 “방어적이고 늦었다”며 “PGA 투어의 가치와 명백히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광고에 직접 출연한 클라크는 26일 개인 소셜미디어에 약 9분 분량의 사과 영상을 올렸다.
클라크는 “광고에서 그런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사과한다”며 “굿굿골프와 마케팅팀을 대신해서도 사과한다. 가정폭력이나 학대, 어떤 형태의 폭력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광고의 최종 편집본을 처음 본 뒤 “사상 최악의 광고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광고의 도입부가 지나치게 강렬했고 전체적인 콘셉트와 표현 방식도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광고는 공포영화 ‘옵세션(Obsession)’을 패러디해 골퍼가 새 드라이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모습을 표현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크는 촬영 과정에서 실제로 미에스토프스키를 가격하거나 강하게 밀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촬영 현장 영상도 일부 공개했다. 그러나 완성된 광고가 여성 폭력을 연상시키는 장면을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점이 비판의 핵심이다.
클라크는 “굿굿골프는 여성 골프의 성장을 주요 목표로 삼아 왔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내부 절차를 개선하고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클라크의 사과에도 사업적 후폭풍은 커졌다. 캘러웨이는 27일 굿굿골프와의 파트너십을 즉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양사의 협력 관계는 약 3년간 이어졌다.
캘러웨이는 굿굿골프가 영상을 제작했지만 자사 역시 광고를 승인하고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캘러웨이는 “콘텐츠 검토 절차가 충분히 포괄적이지 못했다”며 “관련 내부 조치를 취했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승인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 폭력 예방과 피해자 지원, 교육·인식 개선 활동을 수행하는 단체에 1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캘러웨이는 “이러한 조치가 발생한 피해를 되돌리거나 우리의 책임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며 “상처받고 실망한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굿굿골프는 오는 11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리는 PGA 투어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에서도 물러났다.
대회는 애초 ‘굿굿 챔피언십(Good Good Championship)’이라는 이름으로 열릴 예정이었다. 굿굿골프의 후원 철회에 따라 ‘오스틴 챔피언십(Austin Championship)’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PGA 투어는 굿굿골프가 내부 조직과 기업문화를 점검하기 위해 후원에서 물러나기로 한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골프채널은 굿굿골프와 함께 제작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빅 브레이크×굿굿(Big Break x Good Good)’의 방영을 취소했다. 당초 방송을 한 주 연기했지만 논란이 커지면서 최종적으로 편성을 철회했다.
미국 대형 스포츠용품 유통업체 딕스 스포팅 굿즈(Dick’s Sporting Goods)와 계열사 골프 갤럭시(Golf Galaxy) 등도 굿굿골프 제품을 매장과 온라인 판매 목록에서 제외했다.
굿굿골프는 2020년 유튜브 채널로 출발했다. 골프 경기와 도전형 콘텐츠를 앞세워 젊은 소비자층을 확보했고 의류와 골프용품, 방송 프로그램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전통적인 골프 장비 기업인 캘러웨이가 굿굿골프와 협력한 것도 젊은 골프 이용자에게 접근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번 사태는 스포츠 브랜드가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할 때 표현의 강도뿐 아니라 최종 승인 과정과 사회적 영향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굿굿골프와 캘러웨이가 모두 책임을 인정했지만 파트너십 종료와 대회 후원 철회, 방송 취소까지 이어지면서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