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 김민제 기자 | 대한축구협회는 1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이사회를 열고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의 국가대표팀 임시감독 선임안을 의결했다.
모레노 감독은 9월과 10월 각각 두 경기, 11월 두 경기 등 올해 하반기에 예정된 A매치 6경기를 지휘한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에 그쳤다. 홍명보 전 감독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대한축구협회는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정식 감독 선임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우선 11월까지 임시감독 체제로 대표팀을 운영하기 위해 공개채용 절차를 진행했다.
모레노 감독과 함께 도메네크 토렌트, 헤수스 카사스, 에르빈 쿠만, 드라간 스토이코비치 등 외국인 지도자들이 후보로 거론됐다. 서류 심사와 화상 면접, 우선협상 절차를 거쳐 모레노 감독이 최종 선택을 받았다.
모레노 감독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1977년생 지도자다. 한국 남자 대표팀을 맡는 최초의 스페인 출신 감독이 됐다.
선수 경력보다 경기 분석과 지도자 교육을 통해 성장한 인물이다. 유소년 지도자와 비디오 분석관으로 출발해 전술 코치와 수석코치를 거쳐 국가대표팀 감독까지 올랐다.
특히 현재 파리 생제르맹을 이끄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다. AS 로마, 셀타 비고, FC바르셀로나, 스페인 대표팀에서 루이스 엔리케를 보좌하며 전술 분석과 경기 준비를 담당했다.
2019년에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가족 문제로 자리를 비우자 스페인 대표팀의 감독대행을 맡았다. 같은 해 6월 정식 감독으로 승격했다.
모레노 감독이 지휘한 스페인은 9경기에서 7승 2무를 기록했다. 29골을 넣고 4골만 내줬다. 스페인은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유로 2020 예선을 조 1위로 통과했다.
스페인은 모레노 체제에서 몰타를 7-0, 루마니아를 5-0으로 꺾는 등 높은 점유율과 공격력을 보였다. 모레노 감독은 루이스 엔리케가 복귀하면서 2019년 11월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후 프랑스 리그1 AS 모나코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그라나다를 지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알샤바브를 거쳐 2023년 12월부터 러시아 PFC 소치를 맡았다.
모레노 감독은 러시아 1부리그 최하위에 있던 소치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강등을 막지 못했다. 이후 러시아 2부리그에서 승격 플레이오프를 거쳐 팀을 다시 1부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소치는 2025-2026시즌 1부리그 복귀 후 초반 7경기에서 승점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모레노 감독은 지난해 9월 구단과 합의해 계약을 종료했다.
전술적으로는 공 점유와 짧은 패스를 통한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선수들의 위치와 간격을 활용해 공간을 만들고 상대에 따라 전술 구조를 조정하는 성향이 강하다.
데이터와 영상 분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모레노 감독은 자신의 지도자 경력이 데이터와 비디오 분석에서 시작됐다고 밝힌 바 있다.
대표팀 경험이 있고 짧은 준비 기간에도 전술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은 임시감독 선임 과정에서 강점으로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모나코와 그라나다 등에서 장기간 성과를 이어가지 못했다는 점은 검증 과제로 꼽힌다.
모레노 감독의 한국 대표팀 데뷔전은 오는 24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28일 우루과이, 10월 2일 베네수엘라, 6일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맞붙는다. 11월 A매치 상대는 별도로 확정될 예정이다.
모레노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다.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 등 핵심 선수들을 중심으로 월드컵 탈락 이후 흔들린 선수단을 수습해야 한다. 동시에 2027 아시안컵을 준비할 수 있는 전술적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
6차례 평가전의 경기력과 결과는 차기 정식 감독 선임 과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