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티에스엔코리아) 김민제 기자 |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부상과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9월 들어 중요한 순간마다 안타를 만들어내며 반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전체 성적만 놓고 보면 김하성의 2026년은 메이저리그(MLB) 진출 이후 가장 어려운 시즌에 가깝다. 그러나 시즌 막판 들어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타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남은 일정과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주목할 변화다.
현지시간 14일 기준 김하성의 올 시즌 성적은 123타석에서 타율 0.128, 출루율 0.228, 장타율 0.138, OPS 0.365를 기록했다. 삼진율도 25.2%에 달했다.
44경기에서 109타수 14안타에 머물렀고 홈런은 없었다. 장타도 2루타 1개가 전부였다. 베이스볼 레퍼런스(Baseball-Reference)의 이후 집계에서도 타율 0.131, 출루율 0.218, 장타율 0.140, OPS 0.359로 나타났다.
수치만 보면 부진하다. 그러나 김하성의 시즌을 단순히 타격 성적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배경도 있다.
시작부터 부상이 시즌 전체를 흔들었다.
김하성은 지난겨울 애틀랜타와 1년 20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며 새로운 시즌을 준비했다. 그러나 계약 이후 빙판에서 미끄러지는 사고로 오른손 중지를 다치면서 정상적인 시즌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
결국 정규시즌 첫 6주를 뛰지 못했다. 복귀 이후에도 해당 부위 염증이 이어지면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김하성은 복귀 이후 첫 27경기에서 73타수 5안타, 타율 0.068에 머물렀다. OPS도 0.239에 그쳤다. 이후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까지 거쳐야 했다.
장기간 실전 공백과 반복된 부상 속에서 정상적인 타격감을 되찾는 과정이 쉽지 않았던 셈이다.
김하성이 자리를 비운 사이 애틀랜타의 유격수 경쟁도 치열해졌다.
신인 짐 자비스가 김하성의 공백을 메웠고 마우리시오 두본 역시 유격수로 활용할 수 있다. 김하성에게는 이름값이나 계약 규모보다 실제 경기력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그러나 경쟁이 본격화된 9월 들어 김하성의 방망이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안타의 숫자보다 안타가 나온 순간이 눈에 띈다.
김하성은 11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애틀랜타가 1-0으로 앞선 8회 1사 2, 3루에서 케빈 켈리의 싱커를 받아쳐 중견수 앞으로 향하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1점 차 불안한 리드를 3점 차로 벌리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애틀랜타는 김하성의 적시타를 앞세워 3-1로 승리했고 3연패에서도 벗어났다.
김하성은 바로 다음 경기에서도 중요한 순간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연장 11회 2사에서 팀이 패배 직전에 몰린 상황에서 동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김하성의 안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애틀랜타는 이어 드레이크 볼드윈의 끝내기 2루타로 승리했다. 김하성은 직접 홈까지 밟으며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시즌 전체 타격 지표와는 별개로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 연이어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월트 와이스 감독 역시 김하성이 보여준 경기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시즌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중요한 순간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남은 경기에서 출전 기회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물론 완전한 반등을 선언하기에는 이르다.
김하성은 13일 필라델피아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에 그쳤다. 시즌 타율도 다시 0.131로 내려갔다.
무엇보다 장타 회복이 필요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김하성의 가치는 수비에만 있지 않았다. 안정적인 내야 수비와 적극적인 주루에 두 자릿수 홈런을 생산할 수 있는 공격력을 갖추면서 메이저리그 정상급 내야수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현재까지 홈런이 없고 장타율이 1할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남은 시즌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김하성에게 긍정적인 부분은 시즌 전체를 바꿀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다.
야구에서는 시즌 초반과 중반의 기록만큼이나 9월과 포스트시즌의 활약이 선수 평가에 강하게 남는다. 특히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에서는 승부처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는지가 중요하다.
김하성은 이미 9월 들어 두 경기에서 이를 보여줬다.
탬파베이를 상대로 팀의 3연패를 끊는 2타점 적시타를 기록했고 필라델피아전에서는 패배 직전 팀을 살려내는 동점타를 만들어냈다.
김하성에게 남은 시즌은 그래서 위기인 동시에 기회다.
2026시즌 종료 이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다시 나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규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주는 경기력은 향후 시장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의 타격 지표만 놓고 보면 1년 2000만 달러 계약에 걸맞은 공격 생산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 김하성의 부진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시즌 전체 기록과 현재의 경기력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크게 늦어졌고 복귀 이후에도 같은 부위의 문제로 다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 과정에서 타격 리듬을 잃었지만 9월 들어 승부처에서 강한 타구와 적시타가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김하성이 만들어야 할 반전의 핵심은 분명하다.
타율 0.131이라는 숫자를 단기간에 완전히 바꾸기는 쉽지 않다. 대신 남은 경기에서 건강한 수비 능력을 보여주고 출루와 주루, 승부처 타격을 통해 팀 승리에 기여한다면 선수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김하성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한 경험이 있다. 샌디에이고에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수비력과 주루 능력, 장타력을 보여주며 골드글러브까지 수상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과거의 평가가 아니라 현재의 결과다.
2026시즌은 김하성에게 가장 힘겨운 시즌이 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시즌 막판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할 기회도 남아 있다.
특히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의 부진을 뒤집을 수 있는 가장 큰 무대다. 한 번의 결정적인 수비와 한 번의 적시타가 경기와 시리즈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9월 들어 승부처에서 두 차례 결정적인 적시타를 만들어낸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앞으로 찾아올 결정적인 한 타석이다.
김하성이 가을야구에서 자신의 강점인 수비와 주루에 승부처 타격까지 되살린다면 ‘OPS 0.365의 시즌’보다 ‘부상을 딛고 가을에 살아난 김하성’이라는 평가로 시즌의 결말을 바꿀 가능성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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