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티에스엔코리아) 김민제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안방 올드 트래퍼드에서 두 골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지며 잉글랜드 리그컵인 카라바오컵(Carabao Cup)에서 조기 탈락했다.
맨유는 16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26-2027 카라바오컵 3라운드에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에 2-3으로 역전패했다.
출발은 맨유가 압도적이었다.
19세 유망주 셰이 레이시(Shea Lacey)가 전반 8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불과 2분 뒤 메이슨 마운트(Mason Mount)가 추가골을 기록하면서 맨유는 경기 시작 10분 만에 2-0으로 달아났다.
최근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경기로 보였다. 그러나 이후 경기 양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브라이턴은 전반 추가시간 하랄람포스 코스툴라스(Charalampos Kostoulas)의 만회골로 추격을 시작했다. 2-1로 전반을 마친 브라이턴은 후반 들어 맨유 수비를 더욱 강하게 압박했다.
후반 20분 파스칼 그로스(Pascal Groß)가 동점골을 기록했다. 불과 4분 뒤 막심 더 카위퍼(Maxim De Cuyper)가 역전골까지 터뜨리면서 스코어는 2-3으로 뒤집혔다.
경기 내용에서도 브라이턴의 공세가 두드러졌다. 브라이턴 구단이 공개한 경기 기록에 따르면 슈팅 수에서 브라이턴이 18개로 맨유의 9개를 두 배 앞섰다. 패스 성공률에서도 브라이턴이 83%, 맨유가 80%를 기록했다.
맨유는 마커스 래시퍼드(Marcus Rashford) 등을 투입하며 반격을 시도했다. 래시퍼드는 후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브라이턴 골키퍼 제이슨 스틸(Jason Steele)을 넘지 못했다. 결국 추가골 없이 경기가 끝났고 홈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나왔다.
이번 패배는 단순한 컵대회 탈락 이상의 기록을 남겼다.
로이터통신과 스카이스포츠 등에 따르면 맨유가 올드 트래퍼드에서 2-0으로 앞선 뒤 역전패한 것은 약 50년 만이다. 스카이스포츠는 이번 경기 전까지 맨유가 올드 트래퍼드에서 2-0 리드를 잡았던 직전 145경기에서 143승을 거뒀다고 전했다.
브라이턴 구단도 경기 후 “50년간 이어진 올드 트래퍼드 기록을 끝냈다”며 이번 승리의 의미를 부각했다. 브라이턴은 카라바오컵 4라운드에 진출했다.
맨유의 문제는 최근 결과가 연속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맨유는 앞선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Manchester City)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도 0-1로 패했다. 리그에서는 개막 4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13위까지 내려간 상황에서 컵대회마저 첫 경기에서 탈락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국내 컵대회에서 조기에 탈락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맨유는 지난 시즌 리그컵에서 그림즈비 타운(Grimsby Town)에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고, FA컵에서도 브라이턴에 패했다. 로이터통신은 맨유가 1981-1982시즌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에 두 국내 컵대회에서 단 한 라운드도 승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마이클 캐릭(Michael Carrick) 감독도 책임을 인정했다. 캐릭 감독은 경기 후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평가하면서 팀이 다시 승리하는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후반 경기력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맨유가 받아든 과제는 분명하다. 2-0이라는 유리한 상황에서도 경기 주도권을 유지하지 못했고, 브라이턴의 압박이 강화되자 수비와 중원 모두 흔들렸다. 실제 슈팅 수가 9대18까지 벌어진 것은 단순한 수비 실수만으로 이번 역전패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카라바오컵 탈락으로 맨유는 시즌 초반부터 우승 가능성이 있는 대회 하나를 잃었다. 동시에 올드 트래퍼드에서 약 반세기 동안 유지해온 ‘2골 리드 불패’ 기록도 끝났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위로 반등하며 정식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은 캐릭에게는 시즌 초반 첫 중대한 시험대가 됐다. 맨유가 이번 붕괴를 일회성 패배로 끊어낼지, 시즌 전반의 부진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리그 일정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