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티에스엔코리아) 박용준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ichi-Nagoya 2026 Asian Games)이 개막하기도 전에 역사 문제가 대회 현안으로 떠올랐다.
논란은 지난 15일 나고야항 긴조부두에서 열린 대형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Costa Serena)의 입항 기념행사에서 시작됐다.
코스타 세레나는 이번 대회에서 선수단 숙박시설로 활용된다. 전장 약 290m, 1500개 객실을 갖춘 대형 선박으로 대회 기간 선수와 관계자 약 4000명의 숙박 거점 역할을 한다.
입항 행사에서는 일본 전통 북 공연과 함께 ‘나고야 오모테나시 무장대(Nagoya Omotenashi Busho-Tai)’가 무대에 올랐다.
이 가운데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분장한 인물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이 제기됐다. 도요토미는 1592년 조선(한국) 침략을 지시해 임진왜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이에 서경덕 교수는 17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항의 메일을 보내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아시아 국가들의 평화와 화합을 상징하는 종합 스포츠대회에서 도요토미를 공연 소재로 사용한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021 도쿄올림픽 당시 발생한 한국 선수단의 ‘이순신 현수막’ 사건도 다시 거론됐다. 당시 한국 선수단은 선수촌 외벽에 이순신 장군의 말을 차용한 현수막을 설치했지만 일본 내에서 임진왜란과 연관된 정치적 메시지라는 반발이 제기됐다.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의를 거쳐 현수막이 철거됐다.
당시 사례와 이번 도요토미 공연을 비교하면 일본 측의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AINAGOC)는 특정 역사적 인물을 옹호하거나 미화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조직위는 나고야의 지역 문화와 관광을 알리기 위한 공연이었으며 역사적 메시지를 홍보할 목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사 표현이 관객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앞으로 모든 프로그램과 콘텐츠가 국제 스포츠대회에 적합하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공식 선수단 환영식은 16일부터 18일까지 별도로 진행된다. 선수단 소개와 문화 공연, 국기 게양, 기념품 증정 등이 프로그램에 포함된다.
다만 코스타 세레나 자체가 아시안게임 선수단 숙박시설이고 입항 행사 역시 대회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공식 관련 행사라는 점에서 논란이 단순한 지역 관광 이벤트 차원에 머물지는 않고 있다.
국제 종합 스포츠대회는 개최국의 문화를 세계에 소개하는 무대인 동시에 다양한 역사적 배경을 가진 국가와 선수들이 한 공간에 모이는 행사다.
지역에서는 익숙한 역사·관광 콘텐츠라도 국제무대에서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히 전쟁과 식민지배 등 주변국과 직접 연결된 역사적 인물을 활용할 경우 개최국 내부의 문화적 맥락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이번 대회는 별도의 대규모 선수촌을 건설하지 않고 호텔과 크루즈선, 임시 숙박시설 등을 분산 활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약 1만7000명의 선수와 관계자가 여러 형태의 시설에 나뉘어 숙박하며, 일부 시설의 환경을 둘러싼 참가국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19일 개막하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조직위원회가 경기 운영뿐 아니라 숙박과 문화행사, 참가국에 대한 문화적 배려까지 국제 종합대회의 기준에 맞춰 관리할 수 있을지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