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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구 ‘첫 외국인 감독’ 마줄스, 12년 만의 금메달...“우승은 새로운 시작”

부임 후 첫 3경기 연패·AG 직전까지 승률 5할 미만
“이현중, 이기기 위해 모든 것 했다”
다음 목표는 2027 FIBA 월드컵·2028 올림픽

 

 

TSN KOREA(티에스엔코리아) 송동섭 기자 |  한국 남자농구 역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 니콜라이스 마줄스(Nikolajs Mazurs·라트비아) 감독이 부임 9개월여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한국은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67-57로 꺾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해외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으로 범위를 좁히면 1982 뉴델리 대회 이후 44년 만의 금메달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무패로 마쳤다.

 

이번 우승은 마줄스 감독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마줄스 감독은 지난해 12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역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그러나 출발은 순탄하지 않았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첫 3경기를 모두 패했고 아시안게임에 들어오기 전까지 마줄스 체제의 한국은 승리보다 패배가 많았다. 지도력과 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에서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다.

 

대표팀은 경기를 거듭하면서 마줄스 감독이 강조해온 농구를 구현하기 시작했다. 수비에서는 상대에게 강한 신체 접촉을 가했고 공격에서는 한 번 더 패스해 더 좋은 슛 기회를 만드는 움직임이 살아났다.

 

선수들도 대회 기간 마줄스 감독이 요구했던 농구를 이제야 제대로 구현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개인 능력에 의존하기보다 강한 수비와 추가 패스를 기반으로 한 조직적인 농구가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변화는 경기 결과로 나타났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개최국 일본을 100-83으로 제압했다. 당시 후반에만 일본을 60-41로 압도했다. 이정현이 25점, 장재석이 18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마줄스 감독은 경기 뒤 특정 선수 한 명이 아니라 필요한 순간마다 선수들이 역할을 해낸 점을 높게 평가했다.

 

8강에서는 요르단을 114-80으로 제압했고 준결승에서는 이란을 77-51로 완파했다.

 

특히 이란전에서는 상대 야투 성공률을 25%로 묶었다. 이란은 3점슛 23개 가운데 단 2개만 성공했다. 마줄스 감독이 강조한 수비와 리바운드가 토너먼트에 들어서면서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만난 일본과의 결승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승리했다.

 

조별리그에서 100점을 넣었던 한국은 결승에서는 일본을 57점으로 묶었다. 전반을 28-28로 마친 뒤 후반 외곽 공격과 수비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67-57로 승리했다.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수비로 버티고 승부처에서 외곽슛으로 격차를 만드는 방식이었다.

 

마줄스 감독의 전술이 단순한 공격 농구가 아니라 경기 상황에 따라 수비와 공격의 균형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정착됐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마줄스 감독은 우승 뒤 자신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서도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감독이라는 직업은 승리하면 지지를 받고 패하면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며 지도자 생활 동안 수많은 굴곡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승패와 외부 평가에 따라 자신의 농구 철학을 바꾸지는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번 우승의 중심에는 이현중이 있었다.

 

이현중은 결승에서 27점과 1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한국의 공격과 리바운드를 책임졌다. 대회 전체 6경기에서는 144점을 넣었고 3점슛 25개와 스틸 14개를 기록했다. 리바운드도 58개를 잡았다. 득점과 3점슛, 리바운드, 스틸에서 대회 최정상급 수치를 남겼다.

 

하지만 마줄스 감독의 농구는 이현중 한 명에게만 의존하지 않았다.

 

이승현과 장재석은 스크린과 골밑 몸싸움으로 동료들의 공격 공간을 만들었다. 이정현과 문정현은 강한 볼 압박으로 상대 가드진을 괴롭혔다. 이현중 역시 대회 기간 자신의 득점보다 동료들의 스크린과 리바운드, 수비 공헌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마줄스 감독은 이현중에 대해 대표팀 호출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선수라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특히 리바운드와 블록슛, 스틸, 3점슛뿐 아니라 돌파를 통해 자유투를 얻어내는 것까지 승리를 위해 필요한 모든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오랫동안 활약하기를 바란다는 기대도 밝혔다.

 

마줄스 감독에게 이번 금메달은 결과보다 다음 단계의 출발점에 가깝다.

 

그는 우승 이후 “모든 우승은 어떤 것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취지로 이번 금메달의 의미를 설명했다. 대표팀의 성과가 어린 선수들에게 동기를 제공하고 더 큰 국제무대를 목표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 농구가 확인해야 할 다음 무대는 이미 정해져 있다.

 

마줄스 감독 체제의 다음 주요 목표는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진출과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출전권 확보다. 아시안게임에서 정착하기 시작한 수비와 조직적인 공격을 세계 수준의 상대에게도 유지할 수 있는지가 다음 시험대가 된다.

 

이번 우승은 한국 농구가 외국인 감독이라는 새로운 선택을 통해 거둔 첫 번째 성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7위 이후 대표팀은 세대교체와 경기력 개선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었다. 마줄스 감독 역시 부임 초기 성적 부진으로 비판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2026 아이치·나고야에서는 달랐다.

 

한국은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패하지 않았다. 개최국 일본을 두 차례 꺾었고 이란과의 준결승에서는 수비로 상대를 압도했다. 결승에서는 공격이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경기를 통제했다.

 

금메달은 12년 만에 돌아왔다.

 

마줄스 감독에게는 지도력을 증명한 결과였고 한국 농구에는 새로운 대표팀 운영 방식의 가능성을 확인한 대회가 됐다.

 

이제 평가의 기준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이동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일회성 성과에 그칠지, 2027 FIBA 월드컵과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향한 한국 남자농구 체질 변화의 출발점이 될지가 마줄스호의 다음 과제가 됐다.

 

 

사진=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