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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출신 모레노 감독, 팬 앞에서 첫 공개훈련…한국 축구 11월까지 6경기 지휘

손흥민·이강인·김민재 등 핵심 전력 집결…‘모레노 1기’ 본격 가동
에콰도르·우루과이·베네수엘라·우즈베키스탄과 4연전…전술 변화 첫 시험대
오픈 트레이닝 200명 모집에 팬 관심 폭발…일반회원 신청 0.04초 만에 마감

 

 

TSN KOREA(티에스엔코리아) 김민제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재정비에 들어간 한국 축구대표팀이 로베르토 모레노(Robert Moreno) 임시 감독 체제에서 본격적인 새 출발에 나섰다.

 

대한축구협회(KFA)가 9월 1일 선임한 모레노 감독은 22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공개훈련을 통해 선수단과 함께 국내 팬들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모레노 감독은 스페인 대표팀을 지휘했던 지도자다. 한국 성인 남자 대표팀을 맡은 첫 스페인 출신 감독이기도 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모레노 감독이 11월까지 예정된 6차례 A매치를 지휘하는 단기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이번 선임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이 조별리그 탈락에 그친 뒤 홍명보 전 감독이 물러나면서 이뤄졌다. 대한축구협회는 곧바로 장기 계약 감독을 선임하는 대신 가을 A매치 6경기를 맡길 임시 사령탑 체제를 선택했다.

 

모레노 감독은 취임 과정에서 결과를 미리 약속하기보다는 ‘일, 정직, 존중’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축구를 오랫동안 알고 존중해왔다며 경기장에서 자신의 축구를 보여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첫 소집 명단부터 변화가 감지됐다.

 

모레노 감독은 30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이 가운데 K리그 소속 선수가 12명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당시 26명 가운데 K리거가 7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국내파 비중이 크게 늘었다.

 

김건희(인천 유나이티드), 박태준(김천 상무), 김민수(레인저스)는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됐다. 손흥민(LA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황인범(FC 포르투) 등 대표팀 핵심 전력도 포함됐다. 모레노 감독이 기존 주축 선수들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자원을 직접 점검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대목이다.

 

모레노 감독은 선수단 관리에서도 변화를 보였다.

 

대표팀은 21일 천안에 처음 소집됐지만 모레노 감독은 장거리 이동을 마친 해외파의 피로를 고려해 첫날 야외훈련을 실내 회복 프로그램으로 바꿨다. 선수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컨디션 파악에도 집중했다.

 

22일 공개훈련에서는 본격적으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30명 가운데 김민수를 제외한 29명이 훈련에 참여했고, 모레노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점검했다.

 

손흥민을 비롯한 일부 유럽파 선수들은 회복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몸 상태를 조절했다. 짧은 준비 기간에 강도 높은 전술 훈련을 밀어붙이기보다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먼저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첫 A매치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KFA 오픈 트레이닝 데이’에는 200명이 초청됐다. 일반회원 참가 신청은 접수 시작 0.04초 만에 마감됐다. 월드컵 부진 이후 대표팀을 둘러싼 비판적인 여론과 별개로 새 대표팀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모레노호의 첫 시험대는 2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에콰도르전이다.

 

이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를 상대한다. 10월 2일에는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 6일에는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맞붙는다. 11월 FIFA A매치 기간에는 추가로 두 경기가 추진되고 있다.

 

특히 에콰도르전은 모레노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치르는 공식적인 첫 경기다. 

 

모레노 감독의 계약은 11월 27일까지다. 대한축구협회는 가을 6차례 평가전에서 나타난 경기력과 운영 결과 등을 검토한 뒤 2027 AFC 아시안컵까지 지휘봉을 맡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따라서 이번 4연전의 핵심은 단순한 친선경기 결과에만 있지 않다.

 

월드컵 이후 대표팀의 전술 체계를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지, 손흥민·이강인·김민재 등 기존 핵심 자원과 새 얼굴을 어떤 방식으로 조합할 것인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12명의 K리거를 포함한 30명의 대규모 선수단을 소집한 만큼 모레노 감독이 짧은 기간에 어느 정도까지 선수층을 재편할지도 주목된다.

 

모레노 감독에게도 한국에서의 6경기는 단기 임시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027 AFC 아시안컵이 불과 수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가 장기 사령탑 체제를 결정하기 전 직접 경기력과 지도력을 검증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월드컵의 아쉬움을 뒤로한 한국 축구의 새로운 출발선이 마련됐다. 첫 번째 답은 24일 에콰도르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