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티에스엔코리아) 박용준 기자 | 마지막 한 발이 메달의 색깔을 바꿨다. 박하준이 결정적인 순간 10.9점을 쏘아 올리며 일본을 극적으로 제치고 한국 사격에 은메달을 안겼다.
박하준(KT)과 반효진(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은 22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 결선에서 합계 502.9점을 기록하며 중국(507.1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박하준은 250.3점, 반효진은 252.6점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 첫 이틀 동안 동메달 2개를 획득했던 한국 사격은 혼성 단체전에서 첫 은메달을 추가하며 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마지막 한 발에서 뒤집힌 승부
한국과 일본의 승부는 마지막까지 팽팽했다.
동메달 결정 구간 첫 단발 사격을 마쳤을 때 한국은 399.0점으로 일본의 398.8점에 0.2점 앞서 있었다.
그러나 다음 사격에서 일본이 힘을 냈다. 한국은 반효진이 10.0점, 박하준이 9.9점을 기록하는 동안 일본은 두 선수가 합계 20.9점을 쏘며 한국을 추월했다.
일본은 419.7점으로 한국보다 0.8점 앞서며 2위에 올라섰다.
남은 것은 마지막 한 발이었다.
반효진이 먼저 10.3점을 기록한 가운데 박하준이 자신의 21번째 발을 쐈다.
그리고 전광판에 찍힌 점수는 10.9점이었다.
일본은 노바타 미사키가 10.5점, 하나카와 나오키가 9.5점을 기록했다.
결국 한국은 440.1점으로 일본을 0.4점 차로 따돌리며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일본은 동메달을 차지했다.
박하준 “3등으로 끝나는 줄 알았다…10.9점 쏘고 자랑했다”
경기 후 박하준은 마지막 순간의 상황을 웃으며 설명했다.
그는 "3등으로 끝나겠구나 생각했다"며 "마지막 발은 열심히 쏘자는 생각으로 쐈는데 정확하게 10.9점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10.9점을 쏘고 나선 효진이에게 자랑하고 생색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나오자마자 '오빠 덕분에 은메달 딴 거야'라고 생색냈다"고 웃었다.
반효진 역시 두 선수의 호흡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부족할 때는 오빠가 잘 쏴주고, 오빠가 살짝 뒤처질 때는 제가 열심히 쏘면서 서로 잘 보완했다"며 "타이밍이 좋은 하루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하준의 마지막 10.9점에 대해 "오빠가 10.9점을 쏴줘 행운의 은메달을 따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또 "오빠가 원래 엄청나게 잘하는데 오늘은 마지막 발을 위해 아낀 것 같다"며 "순탄하게 메달을 따는 것보다 이런 역전극이 더 재미있다"고 농담을 건넸다.
반효진의 타임아웃…마지막 승부 준비한 ‘찰나의 선택’
마지막 한 발을 앞두고 반효진은 직접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왼발에 경련이 발생하면서 자세가 흐트러진 상황이었다. 반효진은 경기를 잠시 멈추고 몸 상태를 추스르며 마지막 사격을 준비했다.
그는 "왼발에 쥐가 나 감각이 아예 없었다"며 "자세를 풀 시간을 벌려고 코치님을 불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보다는 하준 오빠에게 빨리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하준도 당시 상황을 전하며 "코치님이 '하준이만 믿을게. 괜찮지?'라고 물으셨는데, 괜찮지는 않았다"고 웃었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두 선수는 서로에게 집중했고, 마지막 한 발에서 극적인 역전을 만들어냈다.
은메달 1개·동메달 1개…‘반·박 듀오’의 다음 목표는 금메달
박하준과 반효진은 이번 대회에서 각각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두 선수는 약 3년 가까이 혼성 단체전에서 호흡을 맞춰온 파트너다. 오랜 기간 함께 경기를 치르며 쌓은 호흡은 이번 대회에서도 위기의 순간마다 힘을 발휘했다.
두 선수는 서로의 호흡에 나란히 100점을 줄 정도로 좋은 팀워크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다음 목표는 금메달이다.
박하준은 "금메달이 없어 아쉽지만 다음에는 꼭 중국을 이겨보겠다"며 "11월 세계선수권에서도 혼성 종목에 함께 나갈 것 같은데 그때는 진짜 금메달을 노려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하준과 반효진은 오는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국제사격연맹(ISSF)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혼성 종목 출전 가능성이 있다. 이제 세계무대에서 중국을 넘어 금메달에 도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