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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욱 개인전 2연패·단체전 4연패 완성…한국 사브르 ‘새 왕조’ 열었다

중국 선천펑 꺾고 개인전 2연패…부상 딛고 다시 확인한 세계 정상급 경쟁력
한국 남자 사브르, 일본과 결승서 45-44 극적인 역전승…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


 

 

TSN KOREA(티에스엔코리아) 송동섭 기자 |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가 세대교체 이후 처음 치른 국제종합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석권하며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지켰다. 중심에는 어느덧 대표팀 맏형이 된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 있었다.

 

오상욱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사브르 개인전 2연패에 이어 단체전 4연패까지 이끌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개인·단체전을 석권했다.

 

개인전에서는 부상과 열세를 동시에 극복했다.

 

오상욱은 지난 23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중국 선천펑을 15-13으로 꺾었다. 11-13까지 밀렸지만 마지막 4점을 연속으로 따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 우승으로 한국은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5회 연속 금메달을 이어갔다. 구본길이 2010년 광저우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까지 3연패를 달성했고, 오상욱이 항저우와 아이치·나고야에서 연속 우승하며 계보를 이어받았다.

 

의미가 더 큰 것은 오상욱의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상욱은 2025-2026시즌 대표팀에 복귀한 이후 허리 추간판탈출증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수술 대신 치료와 재활을 병행하면서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다. 7월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는 32강에서 탈락했지만 이후 한 달가량 회복에 집중한 뒤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192㎝의 장신을 활용한 긴 공격 거리와 폭발적인 런지는 오상욱 펜싱의 핵심이다. 허리 상태가 경기력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 경기 스타일이다. 그럼에도 올해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International Fencing Federation) 월드컵 개인전 정상에 올랐고 아시아선수권에서도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며 경쟁력을 유지했다.

 

개인전 우승 사흘 뒤인 26일에는 한국 남자 사브르의 저력이 다시 확인됐다.

 

오상욱과 박상원(이상 대전광역시청), 도경동(대구광역시청), 황희근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1번 시드를 받아 16강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뒤 8강에서 인도를 45-25로 제압했다. 이어 준결승에서는 홍콩을 45-24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개최국 일본이었다.

 

승부는 마지막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웠다. 한국은 일본에 41-44까지 뒤지며 한 점만 더 내주면 금메달을 놓치는 상황에 몰렸다.

 

마지막 해결사는 오상욱이었다.

 

오상욱은 패배까지 단 한 점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연속 득점을 만들어내며 승부의 흐름을 바꿨다. 한국은 결국 45-44로 경기를 뒤집으며 극적인 금메달을 완성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3년 열린 항저우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단체전 4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2012년 런던부터 2024년 파리까지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3연패를 달성한 한국의 장기 집권이 아시안게임에서도 이어진 것이다.

 

이번 우승은 단순한 금메달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한국 남자 사브르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김정환과 김준호가 대표팀에서 물러났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 구본길까지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면서 대표팀의 중심축이 크게 바뀌었다.

 

파리 올림픽에서 오상욱과 구본길을 중심으로 박상원과 도경동이 합류한 ‘뉴 어펜져스’가 만들어졌다면 이번에는 오상욱을 중심으로 도경동, 박상원, 황희근이 새로운 세대를 구축했다.

 

오는 30일 만 30세가 되는 오상욱이 대표팀 맏형이다. 도경동은 27세, 박상원은 26세, 황희근은 20대 초반이다. 과거 대표팀과 비교하면 세대교체가 뚜렷하다.

 

전력의 중심도 분산되고 있다.

 

파리 올림픽 단체전에서 교체 선수로 투입돼 강한 인상을 남겼던 도경동은 올해 세계선수권 개인전 준우승을 차지하며 오상욱과 함께 한국 사브르의 핵심 전력으로 성장했다. 박상원 역시 빠른 스피드와 공격력을 갖춘 주축 선수로 자리 잡았다.

 

대표팀은 올해 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FIE 월드컵 단체전에서도 미국을 45-40으로 꺾고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당시에도 오상욱과 도경동, 박상원이 우승의 중심을 이뤘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한국 남자 사브르가 기존 황금세대의 퇴장 이후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첫 번째 종합대회였다. 결과는 개인전과 단체전 동시 석권이었다.

 

오상욱에게도 의미가 크다. 그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 파리 올림픽 2관왕에 이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2관왕을 기록했다. 부상 속에서도 개인전 타이틀을 방어했고, 단체전에서는 대표팀의 맏형이자 마지막 주자로 승부를 책임졌다.

 

이제 시선은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Los Angeles 2028 Olympic Games)으로 향한다.

 

한국 남자 사브르는 파리 올림픽 이후 대표팀의 핵심 세대가 바뀌었지만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정상에 올랐다. 오상욱을 중심으로 도경동과 박상원이 주축으로 성장했고 젊은 황희근까지 국제종합대회 경험을 쌓았다.

 

한국 사브르가 LA에서도 올림픽 단체전 연속 우승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2년 동안 세대교체를 완성하고 새로운 선수층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개인전 2연패와 단체전 4연패는 그 과정에서 확인한 중요한 경쟁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