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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금메달, 아시안게임 5회 연속 정상...류지현호, 한국 야구 ‘국제무대 부활’

‘일본전 0-5 충격’ 이틀 만에 3-1 설욕

 

 

TSN KOREA(티에스엔코리아) 송은하 기자 | 한국 야구가 다시 아시아 정상에 섰다. 그 중심에는 2026년 두 차례의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결과를 만들어낸 류지현 감독이 있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에서 일본을 3-1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2010 광저우 대회를 시작으로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에 이어 2026 아이치·나고야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5회 연속 금메달을 달성했다.

 

이번 우승은 단순한 금메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류 감독은 불과 6개월 사이 한국 야구가 안고 있던 두 개의 국제대회 과제를 연이어 해결했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orld Baseball Classic·WBC)에서는 한국을 2009년 이후 17년 만에 8강으로 이끌었다. 이에 한국은 2013년과 2017년, 2023년 대회에서 연속으로 1라운드 탈락했던 흐름을 끊었다. 

 

WBC가 국제 경쟁력 회복의 출발점이었다면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최강의 지위를 지켜야 하는 시험대였다.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한국은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25일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에 0-5로 완패했다. 일본 좌완 히구치 신을 상대로 7이닝 동안 4안타에 그치며 한 점도 뽑지 못했다.

 

특히 일본이 프로야구 스타가 아닌 사회인 야구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충격은 컸다.

 

그러나 류지현호는 이틀 뒤 같은 장소에서 열린 결승에서 전혀 다른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결승에서도 히구치를 다시 만났지만 전력 분석을 토대로 타석 위치와 공략 방식을 조정했다. 슈퍼라운드에서 7이닝을 버텼던 히구치는 결승에서는 3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류 감독은 경기 후 전력 분석팀이 심판의 스트라이크존과 히구치의 투구 패턴을 분석했고 타자들에게 홈플레이트 쪽으로 접근해 승부하도록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결승의 중심은 마운드였다.

 

선발 곽빈은 6⅓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1실점으로 일본 타선을 묶었다.

 

한국이 7회 1-1 동점을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곽빈이 내려간 뒤 조병현이 마운드를 이어받았고 박영현이 마지막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졌다. 한국은 투수 3명만 투입하는 집중력 높은 마운드 운용으로 결승을 마무리했다.

 

승부는 8회 갈렸다.

 

김지찬이 2루타로 공격의 물꼬를 텄고 조형우의 희생번트로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김도영이 결승점을 만들었고 문보경까지 추가점을 보태 3-1로 달아났다. 박영현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으면서 금메달이 확정됐다.

 

류 감독이 경기 후 가장 높게 평가한 선수 역시 '곽빈'이었다.

 

대표팀 최고참이었던 곽빈은 결승이라는 부담 속에서도 111구를 책임졌다. 류 감독은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묻는 질문에 곽빈을 지목하며 최고참으로서 책임감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우승 과정에서 류 감독의 대표팀 운영 방식도 다시 주목받았다.

 

한국 야구는 최근 국제대회 부진 이후 젊은 선수 중심으로 대표팀 세대교체를 추진해왔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역시 김도영, 노시환, 문보경, 김주원, 박영현 등 향후 국가대표의 중심축을 맡을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KBO가 공개한 최종 엔트리는 24명으로 구성됐다.

 

결과만 놓고 보면 류지현호의 2026년은 분명한 전환점을 남겼다.

 

WBC에서는 17년 만에 8강 무대를 밟으며 세계 무대에서 다시 경쟁할 가능성을 확인했고, 아시안게임에서는 슈퍼라운드 일본전 0-5 패배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5회 연속 금메달을 완성했다.

 

특히 같은 일본 투수를 상대로 이틀 만에 대응 방식을 바꾼 전력 분석과 곽빈-조병현-박영현으로 이어진 결승전 마운드 운용은 단기 국제대회에서 벤치의 준비와 현장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류 감독도 금메달 확정 뒤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한일전에서 선수들이 큰 정신적 압박을 이겨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표팀이 이전보다 건강해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한국 야구가 이번 금메달로 모든 과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다.

 

WBC 8강에서 확인한 세계 최정상급 대표팀과의 격차, 국제대회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타선의 기복은 앞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일본과의 슈퍼라운드에서 무득점 패배를 당했고 결승에서는 12안타와 6볼넷을 얻고도 3득점에 그쳤다.

 

다만 위기에서 경기 전략을 수정하고 젊은 선수들이 국제대회의 압박을 경험한 것은 다음 국제대회를 준비하는 한국 야구에 중요한 자산으로 남게 됐다.

 

2026년 봄 WBC 8강에서 시작된 류지현호의 도전은 가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어졌다.

 

17년 만의 WBC 8강과 아시안게임 5연패.

 

류지현 감독이 이끈 2026년 한국 야구대표팀은 국제 경쟁력 회복이라는 목표에서 분명한 결과를 남겼다. 이제 한국 야구의 다음 과제는 아시아 정상 수성을 넘어 세계 정상권과의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히느냐에 맞춰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