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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개 혐의 유죄’ 맨시티, 사상 초유의 강등 위기

EPL 독립위원회, 허위 계약·수익 부풀리기 등 중대한 규정 위반 판단
맨시티 “법률적·사실적 오류 있다”…10월 2일까지 항소 방침

 

 

TSN KOREA(티에스엔코리아) 김민제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시티가 중대한 재정 규정 위반 혐의로 유죄 판정을 받으면서 구단 역사상 최대 위기에 놓였다.

 

프리미어리그가 구성한 독립위원회는 맨체스터 시티에 제기된 115개 재정 규정 위반 혐의 가운데 114개에 대해 유죄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미어리그는 29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2009-2010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9개 시즌에 걸쳐 중대한 재정 규정을 위반했다는 독립위원회의 판단을 공식 발표했다.

 

핵심 혐의는 구단이 프리미어리그에 정확한 재정 정보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독립위원회는 맨체스터 시티가 일부 후원 계약과 선수 초상권 계약을 이용해 수익을 부풀리고 비용을 축소한 것으로 판단했다.

 

구단 소유주 측 자금이 아부다비 기업들과의 후원 계약을 거쳐 외부 상업 수익인 것처럼 처리됐다는 것이 프리미어리그의 주장이다. 독립위원회는 일부 거래를 실질적인 상업 계약이 아닌 외형만 갖춘 계약으로 평가했다.

 

위원회는 맨시티가 관련 계약을 통해 실제보다 유리한 재정 구조를 만들었다고 판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의 지출 제한 규정을 준수한 것처럼 재무 정보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조사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는 혐의도 상당 부분 인정됐다. 프리미어리그는 4년에 걸쳐 조사를 진행한 뒤 2023년 2월 사건을 독립위원회에 회부했다.

 

이번 사건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중대한 재정 규정 위반 사건으로 평가된다. 위반 혐의가 적용된 기간 맨체스터 시티는 잉글랜드 정상급 구단으로 도약하며 프리미어리그와 국내 컵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했다.

 

다만 유죄 판정이 곧바로 강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독립위원회는 구단의 규정 위반 여부를 먼저 판단했으며 구체적인 제재 수위는 별도의 절차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가능한 제재로는 벌금과 승점 삭감, 선수 등록 제한, 프리미어리그 참가 자격 박탈 등이 거론된다. 대규모 승점 삭감이 이번 시즌에 적용되면 맨체스터 시티의 리그 순위와 강등 경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퇴출이나 하부리그 강제 편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와 독립위원회는 아직 제재 방식이나 적용 시기를 확정하지 않았다.

 

과거 우승 기록 박탈 여부도 관심사다. 맨체스터 시티는 해당 기간을 포함해 잉글랜드 축구의 주요 대회에서 다수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다른 구단들은 최종 제재가 리그 순위와 유럽축구연맹 클럽대항전 출전권, 상금 배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맨체스터 시티의 규정 위반으로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는 구단들이 손해배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우승 기록 박탈과 손해배상은 자동으로 이뤄지는 절차가 아니다. 독립위원회의 제재 결정과 맨체스터 시티의 항소 결과가 확정된 이후에야 구체적인 논의가 가능할 전망이다.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의 하비에르 테바스 회장은 맨시티의 규정 위반이 최종 확정되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

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유럽 축구의 재정 건전성과 공정 경쟁 원칙을 판단할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맨시티는 독립위원회의 판단에 즉각 반발했다. 구단은 판정에 중대한 법률적·사실적 오류가 있다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페란 소리아노 맨시티 최고경영자는 구단 소유주의 자금이 후원사를 통해 우회 투입됐다는 판단을 부인했다. 그는 위원회의 결론이 사실과 다르며 구단이 제출한 증거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맨시티는 은행 거래 기록과 관련자 증언 등 방대한 자료가 구단의 결백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독립위원회가 특정 의혹을 중심으로 사건을 해석했다는 것이 구단 측 입장이다.

 

맨시티는 10월 2일까지 공식 항소를 제기할 수 있다. 항소가 접수되면 유죄 판단과 제재 수위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항소 절차가 장기화하면 징계 적용 시점도 불확실해진다. 제재가 이번 시즌에 적용될지, 다음 시즌 이후로 넘어갈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맨시티는 2020년 유럽축구연맹의 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정 위반으로 유럽 클럽대항전 2년 출전 금지 처분을 받았다. 이후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일부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거나 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해 출전 금지 징계를 취소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프리미어리그 자체 규정에 따른 별도의 절차다. UEFA 사건과 조사 대상, 적용 규정, 심리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과거 스포츠중재재판소의 결정이 이번 사건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최종 제재의 핵심 판단 기준은 위반의 규모와 지속성, 재정 정보 왜곡이 리그 경쟁에 미친 영향, 조사 과정에서의 협조 여부가 될 전망이다.

 

벌금에 그친다면 경기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다. 반면 대규모 승점 삭감이나 리그 참가 자격 박탈이 결정되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징계 사례로 기록된다.

 

맨시티의 강등이나 리그 퇴출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독립위원회가 중대한 재정 규정 위반을 인정하면서 과거에는 가능성에 머물렀던 초강력 제재가 현실적인 선택지로 올라왔다.

 

이번 결정은 한 구단의 운명뿐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재정 규정의 실효성과 잉글랜드 축구의 공정성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진= AP,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