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티에스엔코리아) 김민제 기자 | 맨체스터 시티(Manchester City)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재정 규정 위반 사건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가운데 펩 과르디올라(Pep Guardiola) 전 감독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과르디올라는 맨시티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구단에 대한 지지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과르디올라는 30일 수요일 자신의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 맨시티 팬들에게 자신이 이전보다 더욱 구단과 함께하고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했다. 구단과 구단주, 칼둔 알 무바라크 회장, 페란 소리아노 최고경영자(CEO), 선수단과 직원, 엔초 마레스카 감독, 팬들을 모두 언급하며 지지를 나타냈다.
과르디올라는 이어 “우리는 함께 이겨낼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이번 판결에도 구단과 거리를 두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입장은 과르디올라가 2025-26시즌을 끝으로 맨시티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과르디올라는 2016년 맨시티 감독으로 부임해 10년 동안 팀을 이끌었다. 이 기간 프리미어리그 우승 6회를 비롯해 2022-23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제패하는 ‘트레블’을 달성했다.
그러나 맨시티가 재정 규정 위반 혐의에서 유죄 판단을 받으면서 구단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었던 과르디올라 시대에도 이번 사건의 여파가 이어지게 됐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9월 29일 독립위원회가 2009-10시즌부터 2017-18시즌까지 9개 시즌에 걸친 맨시티의 중대한 재정 규정 위반 혐의를 인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독립위원회는 맨시티가 일부 상업적 파트너들과 실제 계약 관계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은 이른바 ‘위장 계약(sham contracts)’을 이용했다고 판단했다.
이를 통해 구단 수입을 인위적으로 부풀리고 비용을 줄여 재정 규정을 충족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것이 핵심 판단이다.
위원회는 맨시티가 재무제표를 부정확하게 작성하고 구단의 실제 재정 상황을 감사인과 축구 규제기관에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프리미어리그와 UEFA의 지출 제한 규정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는 판단도 포함됐다.
또 프리미어리그 조사 과정에서 요구되는 협조와 신의성실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혐의도 상당 부분 인정됐다.
이번 사건은 2023년 2월 프리미어리그가 맨시티를 독립위원회에 회부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맨시티에는 100건이 넘는 재정 규정 위반 혐의가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115개 혐의’ 사건으로 불렸지만 이후 규정상 혐의 분류와 세부 항목이 조정되면서 실제 판단 대상 숫자를 둘러싸고 일부 차이가 발생했다.
핵심은 정확한 재정정보 제공 의무, 감독과 선수 보수 관련 정보, UEFA 재정 규정과 프리미어리그 수익성·지속가능성 규정(Profitability and Sustainability Rules·PSR), 조사 협조 의무 등이다.
맨시티는 독립위원회의 판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구단은 자신들의 입장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있다는 기존 주장을 유지하면서 판결에 항소할 방침이다. 페란 소리아노 CEO 역시 구단 내부 구성원들에게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은 유죄 판단이 나왔음에도 최종적인 법적·징계 절차가 끝난 것은 아니다.
프리미어리그는 별도의 제재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맨시티가 항소하면 최종 제재가 확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가능한 제재 범위는 벌금과 승점 삭감부터 리그 퇴출까지 폭넓다. 다만 구체적인 처벌 수준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강등이나 우승 기록 박탈 등을 확정된 조치로 보는 것은 이르다.
이번 판결은 과르디올라가 과거 맨시티의 재정 의혹에 대해 밝혀온 입장과도 연결된다.
그는 감독 재임 기간 구단 경영진으로부터 관련 의혹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며 여러 차례 구단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동시에 자신이 구단으로부터 거짓 설명을 들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바 있다.
그러나 독립위원회의 유죄 판단 이후 내놓은 첫 메시지에서 과르디올라는 구단 경영진과 선을 긋는 대신 다시 지지를 선택했다.
특히 이미 감독직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구단주와 회장, CEO까지 직접 언급했다는 점은 그의 입장이 단순히 과거 선수단에 대한 지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맨시티는 현재 과르디올라 시대를 마치고 엔초 마레스카(Enzo Maresca) 감독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하지만 2009년부터 2018년까지의 재정 운영을 둘러싼 판결과 향후 제재는 현 선수단과 새로운 감독 체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승점 삭감이나 선수 영입 제한 등 경기력과 직접 연결되는 제재가 결정될 경우 프리미어리그 경쟁 구도에도 상당한 변수가 된다.
반대로 맨시티가 항소 과정에서 독립위원회의 판단 일부 또는 전부를 뒤집을 경우 사건의 방향은 다시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의 다음 분수령은 맨시티의 항소와 별도의 제재 심리다.
과르디올라는 감독직에서는 물러났지만 맨시티가 직면한 최대 위기에서 다시 구단 편에 섰다. 이제 관심은 그의 지지 선언보다 독립위원회의 판단이 항소 과정에서도 유지될지, 그리고 프리미어리그가 어떤 수준의 제재를 결정할지에 집중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