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티에스엔코리아) 송은하 기자 | 거듭된 양쪽 아킬레스건 부상과 오른쪽 햄스트링 부분 파열을 견뎌낸 정하은(25·용인특례시청)이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한국 태권도의 첫 금메달이다.
정하은은 1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공인 품새와 자유 품새 평균 9.3100점을 받아 8명의 결선 진출 선수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은메달은 줄리아나 미하일 칸델라리아(필리핀)가 9.1300점으로 차지했다. 티따리 깨우올란와수(태국)는 9.0400점, 니와 유이코(일본)는 8.9100점으로 각각 동메달을 획득했다.
정하은의 금메달은 완성도 높은 두 차례의 연기에서 결정됐다.
태극기를 향해 하트 세리머니를 펼치며 경기장에 들어선 정하은은 공인 품새 ‘지태’에서 9.320점을 받아 결선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어 음악에 맞춰 펼친 자유 품새에서도 9.300점을 받아 최고점을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준결승에서도 평균 8.9300점으로 A조 1위를 차지한 정하은은 준결승과 결승 모두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자유 품새의 주제는 ‘한국 전사의 탄생’이었다.
역동적인 공중회전과 연속 발차기를 연결한 뒤 마지막 텀블링까지 안정적으로 마무리했다. 경기 전에는 매트가 미끄러워 작은 실수가 승부를 가를 수 있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금메달 뒤에는 오랜 부상과 재기의 과정이 있었다.
정하은은 양쪽 아킬레스건을 반복해서 다쳤고 오른쪽 햄스트링 부분 파열까지 겪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충분한 재활 훈련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치료를 병행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그럼에도 경기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하루 세 차례씩 훈련하며 아시안게임을 준비했고, 큰 대회에 나설 때마다 마지막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밝혔다.
정하은은 8살 때 태권도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우연히 출전한 한국체대 총장배에서 2위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품새 선수의 길을 선택했다.
자유 품새 전형으로 한국체대에 진학한 뒤 선수 생활을 이어갔지만 정상으로 향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앞선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얻지 못했고 부상이 반복됐다. 그러나 공인 품새와 자유 품새를 함께 준비하며 다시 국가대표 선발에 도전했고 2026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 처음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았다.
첫 출전에서 결과는 금메달이었다.
정하은은 우승 뒤 그동안의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부러지면 일어나고, 부러지면 일어났다”고 말했다. 부상과 좌절이 반복됐지만 다시 훈련장으로 돌아온 시간이 자신의 경기력을 만들었다는 의미였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은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개인 품새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차예은이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정하은이 금메달을 이어받았다. 품새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부터다.
이번 대회는 경기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항저우 대회가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 것과 달리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는 점수에 따라 상위 선수를 가리는 컷오프 방식이 적용됐다. 정하은은 결선에서 평균 9.3100점을 기록하며 바뀐 경기 방식에서도 가장 높은 경쟁력을 입증했다.
25세에 처음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정하은의 시선은 다음 무대로 향한다. 몸 상태가 허락한다면 30세에도 금메달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수차례 부상으로 선수 생활의 고비를 넘었던 정하은에게 나고야의 금메달은 단순한 첫 아시안게임 우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공인 품새와 자유 품새를 모두 소화하는 경쟁력을 입증했고 한국 여자 품새의 아시안게임 2연패도 이어갔다.
부상과 좌절을 반복해서 넘어선 8년의 시간이 첫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금메달로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