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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런던 한복판에 펼쳐진 2천년 'K-컬처' 최대 규모 한국전...기원전 300년부터 현대 문화예술

‘한국: 2천년 창의의 여정(Korea: 2,000 years of creativity)’ 영국박물관에서 내년 1월 31일까지 전시

 

TSN KOREA(티에스엔코리아) 박해리 기자 | 세계가 알고 있는 한국은 K팝과 영화, 드라마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이어진 2천년의 문화적 축적이 지금의 K-컬처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세계적인 박물관의 전시 언어로 재구성됐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영국박물관(The British Museum)이 1일(현지시간) ‘한국: 2천년 창의의 여정(Korea: 2,000 years of creativity)’을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1984년 이후 영국박물관에서 42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한국 미술 특별전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영국박물관이 공동으로 기획했으며 내년 1월 31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전시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유족이 2021년 국가에 기증한 2만3천여 점의 문화재와 미술품이다.

 

이 가운데 엄선된 작품을 통해 기원전 약 300년부터 현대까지 한국인의 미감과 창의성이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영국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를 40여 년 만에 유럽에서 선보이는 가장 포괄적인 한국 시각·물질문화의 연대기적 조망으로 소개하고 있다.

 

전시장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 10건과 보물 13건을 포함한 79건 164점이 들어왔다. 여기에 국립현대미술관 15건, 영국박물관 자체 소장품 6건이 더해졌다.
 

전시의 핵심 키워드는 ‘연결’이다. 고대와 현대, 전통과 대중문화, 한국과 세계를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문화적 흐름으로 보여준다.

 

고대 금속공예와 불교미술을 지나 고려청자와 조선 회화, 근현대 미술로 이동하면 한국 미술의 형식과 미감이 시대에 따라 변하면서도 계속 재해석됐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영국 미술 전문지 Apollo의 인터뷰에서 김상아 영국박물관 큐레이터는 워싱턴 전시는 수집에, 시카고 전시는 회화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뒀다면 런던에서는 오랫동안 한국 특별전이 없었던 만큼 보다 포괄적인 시각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오래된 작품은 기원전 300년경이며 가장 최근 작품은 서도호의 2019년 ‘자화상’이다.
 

대중문화와의 연결도 눈에 띈다. 최근 글로벌 콘텐츠를 통해 세계인에게 익숙해진 ‘까치와 호랑이’, ‘일월오악도’ 같은 전통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관람객이 익숙한 현대 K-콘텐츠에서 출발해 그 이미지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거꾸로 추적하도록 한 것이다.

 

로이터는 이번 전시를 ‘대중문화를 넘어선 한국의 유산’을 보여주는 전시로 소개했다.

 

김상아 큐레이터는 영국의 젊은 층 상당수가 대중문화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됐지만 한국에는 2천년 이상 축적된 창의성과 기술적 전통이 있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 전시의 목표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고대 청동기와 고려청자, 조선 달항아리 등에 주목하면서 한국 전통미술의 미학적 성취를 높게 다뤘다. 

이는 이번 전시가 한국문화에 대한 해외의 시선이 ‘K팝이 인기 있다’는 수준을 넘어 한국의 역사와 정체성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라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대 금속공예에서 고려청자와 조선 회화, 근현대 미술을 거쳐 오늘날의 K-콘텐츠까지 이어지는 문화적 연결성을 세계적인 박물관이 하나의 서사로 제시했다.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인의 눈을 한국으로 돌렸다면, 영국박물관의 이번 특별전은 그 시선을 한국 문화의 2천년 깊이로 끌어들이는 무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