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최민준 기자 | 강화도의 퓨처스필드에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자와 월드시리즈 MVP가 연이어 등장했다. 이틀 연속, 그것도 유망주들과 직접 소통하며 시간을 보낸 이 장면은 그 자체로 한국야구의 특별한 한 페이지였다.
11일에 이어 12일, SSG 랜더스 퓨처스리그(2군) 팀을 다시 찾은 아드리안 벨트레와 콜 해멀스. 두 명의 레전드는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선수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진짜 '멘토'로서의 역할을 해냈다.
이 만남은 추신수 SSG 구단주 보좌역이 성사시킨 것이다. 과거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벨트레·해멀스와 함께 뛰었던 그는 이번 만남에 대해 “유일한 아쉬움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이런 프로그램을 매년 정례화하고, 기간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벨트레는 199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8년까지 2,933경기에서 3,166안타, 477홈런, 1,707타점을 올린 살아 있는 전설이다. 2024년엔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해멀스 역시 통산 163승 122패,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한 왼손 에이스로, 2008년 월드시리즈 MVP로도 선정된 바 있다.
이들의 방문 목적에는 14일 열리는 추신수의 은퇴식 참석도 포함돼 있었지만, 진짜 중심은 유망주들과의 교감에 있었다. 벨트레는 “추신수가 ‘SSG에 좋은 재능이 많다’고 해서 일정을 조정했다”며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해멀스도 “SSG 투수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하더라. 이런 자리가 나에게도 기회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SSG 내부에서는 처음엔 선수들이 위축될까 우려했다. 그러나 그 걱정은 기우였다. 선수들은 레전드들에게 조언을 듣기 위해 줄을 서기까지 했다. 내야수 이승민은 “벨트레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줘서 깜짝 놀랐다”며 “이런 기회는 다시 오기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정권 퓨처스팀 감독과 이명기 코치를 비롯한 코치진 역시 궁금한 점을 직접 질문하며 훈련법을 전수받는 데 집중했다. 박 감독은 “이렇게 직접 물어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며 반겼다.
추신수는 한식을 대접하며 두 레전드에게 감사를 전했고, 선수들은 그 덕분에 잊지 못할 경험을 얻었다. 그는 “MLB 멘토링을 일주일 단위로 운영하면 더 좋을 것 같다”며 “앞으로도 미국 은퇴 선수들과 계속 연락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겠다”고 약속했다.
강화도의 야구장이 세계 최고 무대와 연결되는 특별한 이틀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여전히 한국야구를 생각하는 한 베테랑과, 그가 불러온 레전드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