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최민준 기자 | 기회는 늘 기다림 끝에 온다. 전북의 공격수 전진우가 마침내 태극마크를 달았다. 고교 시절 ‘될성부른 떡잎’으로 불리던 그였지만, 성인 무대에서는 고개를 떨구는 시간이 더 길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10골, K리그1 득점 선두. 숫자가 증명했고, 홍명보 감독은 그 기다림에 응답했다.

26일 대한축구협회에서 발표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6월 명단엔 낯익은 이름과 낯선 얼굴이 공존했다. 생애 첫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전진우, 그리고 그 자리를 끝내 채우지 못한 김민재. 명단 발표는 늘 희비를 나눈다.
전진우의 합류는 축구가 이따금 보여주는 ‘반전 서사’ 그 자체다. 한때는 잊힌 유망주였던 그가, 이제는 리그를 호령하는 해결사로 떠올랐다. 홍 감독은 “지금 시점에선 준비된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 말은 곧, 현재 가장 뜨거운 선수를 뽑았다는 뜻이다.

반면 대표팀 수비의 버팀목 김민재는 또다시 빠졌다. 아킬레스건 부상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홍 감독은 “경기 출전이 어려운 상태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존재만으로 든든했던 철벽은, 이번에도 벤치에서 대표팀을 지켜봐야 한다.
중원에는 전북의 또 다른 카드가 소환됐다. 박진섭이다.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가는 멀티 자원인 그는 1년 3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중원의 황태자’ 황인범과 ‘예비 사령관’ 원두재, 박용우와 함께 치열한 내부 경쟁이 예고된다.

물론 익숙한 이름도 여전하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이재성, 그리고 오현규와 오세훈까지. 특히 손흥민은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 주장으로서 돌아온다. 홍 감독은 “개인 성적도 뛰어나지만, 주장으로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는 상징성이 크다. 그 경험이 대표팀에 좋은 에너지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걸었다.
한국은 오는 6월 6일 이라크와 원정 경기를, 10일에는 서울에서 쿠웨이트와 홈 경기를 치른다. 이라크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11회 연속 본선 진출이 확정되지만, 자칫 두 경기 모두 패할 경우 4차 예선행이라는 불편한 변수도 상존한다.
무게감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명단이다. 전진우는 꿈을 현실로 만들 기회를 얻었고, 김민재는 침묵 속에서 회복을 이어간다. 그리고 손흥민은 여전히 팀의 중심에서 한국 축구를 이끈다. 6월, 그들의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9·10차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명단 (총 26명)
- 골키퍼(GK)
- 조현우(울산), 김동헌(김천), 이창근(대전)
- 수비수(DF)
- 조유민(샤르자), 권경원(코르파칸), 이한범(미트윌란), 김주성, 최준(이상 서울), 박승욱, 조현택(이상 김천), 설영우(즈베즈다), 이태석(포항)
- 미드필더(MF)
-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박용우(알아인), 원두재(코르파칸), 황희찬(울버햄프턴), 양현준(셀틱), 전진우, 박진섭, 김진규(이상 전북), 문선민(서울)
- 공격수(FW)
- 오현규(헹크), 오세훈(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