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N KOREA 김민제 기자 | 노르웨이의 보도/글림트(Bodo/Glimt)가 유럽 축구계를 뒤흔들었다.
2025/26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창단 후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하며 역사를 새로 썼다. 2025년 대회 준우승팀이자 이탈리아 명문인 인터 밀란을 플레이오프에서 합계 5-2로 완파하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보도/글림트는 1, 2차전 모두 승리를 거뒀고, 옌스 페테르 하우게가 두 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하며 중심 역할을 했다.
노르웨이 클럽이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16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과 몇 주 전 1차 관문을 돌파하며 사상 첫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 기록을 세운 데 이어 또 한 번 새 이정표를 세웠다.
1916년 FK 글림트(FK Glimt)로 창단한 이 구단은 ‘글림트(glimt)’가 노르웨이어로 ‘섬광’, ‘빛’, ‘반짝임’을 뜻한다.
1948년 트론델라그 지역의 동일 명칭 구단과 혼동을 피하기 위해 연고지 보도를 더해 FK 보도-글림트로 변경했다.
이후 1980년대에 구단은 신문 편집과 베팅 용지 표기 과정에서 혼선을 막기 위해 하이픈 대신 슬래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구단명의 ‘슬래시(/)’는 이 팀을 상징하는 독특한 요소다.
현재 공식 명칭은 보도/글림트지만, 팬들과 구단은 단순히 '글림트'라고 불리는 것을 선호한다.
연고지는 노르웨이 북극권 바로 위에 위치한 보도시다. 이 도시는 베스트피오르와 살트피오르 사이 보도 반도에 자리한 항구 도시다.
홈구장은 1966년 개장한 아스프미라 스타디움이다. 수용 인원은 약 8,300명이다. 북극권의 혹한과 강풍으로 ‘얼음 지옥’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보도/글림트는 노르웨이 1부 리그인 엘리테세리엔 소속이다. 엘리테세리엔은 춘추제가 아닌 단일 연도 일정으로 3월 중순 개막해 11월 종료된다. 이로 인해 보도/글림트는 비시즌 기간 중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경기를 치르는 이례적 상황을 맞았다.
이 팀은 2020년 이후 네 차례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급성장했다.
2024/25시즌에는 유로파리그 4강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당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홋스퍼에 막혀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감독 셰틸 크누센은 2018년 부임 후 팀을 유럽 무대로 끌어올렸다.
그는 인터 밀란을 꺾은 뒤 “북쪽 작은 도시 팀이 해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선수단 시장가치는 유럽 빅클럽과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2025/26시즌 보도/글림트 스쿼드 총가치는 약 6천만 유로다.
이는 16강 잠재적 상대인 스포르팅 CP의 4억6천400만 유로, 맨체스터 시티의 12억9천만 유로와 비교해 현격히 낮은 수준이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는 25세 공격수 카스페르 회그와 22세 풀백 프레데리크 쇠볼드로, 각각 약 800만 유로로 책정됐다. 주장 패트릭 베르그도 700만 유로 수준이다.
보도/글림트는 북유럽 유망주 육성과 수출 전략으로 성장해왔다. 최근 4시즌 동안 다섯 차례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경신했다.
가장 최근 사례는 플레이메이커 알베르트 그뢴베크를 프랑스 리그앙의 스타드 렌으로 1천500만 유로에 이적시킨 거래다. 그뢴베크는 2년 전 덴마크 오르후스 GF에서 500만 유로에 영입한 선수였다.
북극권 소도시의 작은 클럽이 유럽 정상급 무대에서 보여준 돌풍은 단순한 이변을 넘어 구조적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자본 규모는 작지만, 체계적 육성과 명확한 철학이 유럽 축구 지형에 균열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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