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 임재현 기자 | 한국 바둑 랭킹 2위 박정환 9단이 세계기선전 결승에 오르며 초대 우승 도전에 나섰다.
박정환은 29일 서울 중구 명동 로얄호텔에서 열린 제1회 신한은행 세계기선전 4강에서 중국의 당이페이 9단을 314수 만에 2집 반 차로 꺾었다. 제한 시간 끝까지 이어진 장기전에서 박정환은 특유의 안정감과 종반 집중력을 앞세워 승부를 갈랐다.
흑을 잡은 박정환은 중반까지 팽팽한 흐름을 유지했다. 좌변에서 미세한 균열이 생긴 뒤 실리를 차근차근 쌓아갔고, 당이페이가 시도한 패 싸움도 흔들림 없이 응수했다.
이후 좌하귀와 하변 대마 공략 과정에서 중앙 백 석 점을 따내며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당이페이는 끝까지 추격했으나 결과는 뒤집히지 않았다.
이번 승리로 박정환은 당이페이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9승 2패로 격차를 벌렸다.

결승 상대는 중국의 신예 강자 왕싱하오 9단이다. 왕싱하오는 앞서 열린 4강에서 일본의 시바노 도라마루 9단을 271수 만에 불계로 제압했다. 32강부터 김지석, 박민규, 8강에서 신진서까지 연파하며 이번 대회 최대 돌풍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왕싱하오는 올해 북해신역배와 국수산맥배를 잇따라 제패하며 중국 차세대 에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박정환과의 상대 전적에서는 2승 1패로 앞서 있다.

박정환은 경기 후 “32강부터 내 바둑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왔는데 결승까지 와서 기쁘다”며 “두 달의 준비 기간이 있는 만큼 상대의 약점과 흐름을 잘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왕싱하오는 “가장 부담됐던 대국은 신진서와의 경기였다”며 “결승도 평소처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결승 3번기는 내년 2월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다.
우승 상금은 4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으로, 세계 바둑 대회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제한 시간은 피셔 방식으로 각자 30분에 추가 시간 20초가 주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