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N KOREA 스포팅뉴스 (The Sporting News Korea) 임재현 기자 |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 첫 경기에서 한국은 선제 홈런 두 방을 묶어 3-0으로 앞서갔지만, 불펜 난조가 이어지며 4-11로 역전패했다.
타선은 6안타에 그치고, 투수진은 사사구 11개와 12피안타를 내주며 완전히 무너졌다. 2015년 프리미어12 준결승 이후 일본전 승리가 사라진 대표팀은 2017년 APBC부터 이어진 연패가 10경기로 늘었다.
패배 속에서도 톱타자 신민재, 안현민 등의 활약은 눈에 띄었다.
신민재는 5타수 3안타 2득점으로 팀 안타의 절반을 책임지며 일본 투수들을 흔들었다. 경기 내내 빠른 반응과 한 베이스 더 노리는 적극적인 주루로 과거 테이블세터 정근우를 떠올리게 했다.
일본 원정을 앞두고 “도쿄돔도 가서 겪으면 다 되는 것”이라 말했던 그는 실제 경기에서도 긴장 없이 자기 야구를 펼쳤다. 신민재는 “직구 타이밍만 잘 잡으려고 했고 운이 따라줬다”며 “16일 다음 경기도 똑같이 준비할 뿐”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한국이 무너진 뒤에도 끝까지 추격의 불씨를 살린 것도 신민재였다. 8회 우중간 안타 후 과감한 2루 쇄도로 만회점의 발판을 만들었다. 그는 “상대 외야수의 움직임을 보고 놓치지 않고 뛰었다”며 “작은 빈틈이 보이면 한 베이스 더 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안현민은 4회 시속 177.8㎞의 타구 속도, 129m 비거리의 대형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경기 흐름을 흔들었다. 이어 송성문도 모리우라 다이스케의 시속 145㎞ 직구를 통타해 우측 관중석 상단에 꽂히는 비거리 119m짜리 대형 아치를 그리며 홈런을 쳤다.
경기 후 일본 이바타 감독은 “스윙이 정말 날카롭다. 우리가 바로 따라붙어서 다행이었다”고 평가하며 안현민을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인상 깊은 선수로 꼽았다.
그는 “영상으로만 봐 온 선수였는데 실제로 보니 제대로 맞히면 엄청난 비거리가 나온다”며 “일본에도 그렇게 멀리 치는 선수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메이저리그(MLB) 급 선수”라는 극찬까지 덧붙이며 그의 파워를 인정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연패를 끊지 못해 일본전 10연패에 빠졌지만, 안현민의 장타 능력은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대표팀 벤치는 16일 두 번째 경기에 19세 신인 정우주를 선발로 내세우기로 했다. 한화에서 올 시즌 51경기 2.8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가을야구에서 ‘소년 가장’ 역할을 했던 정우주는 최근 한 달 동안 포스트시즌과 대표팀 데뷔전까지 높은 중압감을 연이어 경험했다. 체코전에서는 실점 위기의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국제 경기에서도 흔들림 없는 평정심을 보였다.
대표팀은 일본과 첫 경기에서 강속구 투수들의 일변도 패턴이 통하지 않았다는 점을 절감했다. 류지현 감독은 “150㎞만 던져도 한국에서는 통했지만 국제무대에서는 강약 조절과 변화구 배합이 중요하다”며 “젊은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정우주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마지막 경기를 책임질 선발로 낙점됐다. 일본전 10연패를 끊어낼 수 있는지 관심이 모인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16일 저녁 도쿄돔에서 일본과 두 번째 경기로 2025년 일정을 마무리한다. 선전은 있었지만 결과가 아쉬웠던 첫 경기와 달리, 마지막 경기는 내년을 준비하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